무심코 지나쳤던 그곳이 나의 발길 이끄네
  • 경북도민일보
무심코 지나쳤던 그곳이 나의 발길 이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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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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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떠나는 가을여행 … 포항 뇌성산  
 
벌써 포항지역 거리의 나무까지 단풍으로 형형색색의 옷을 갈아입고 있다. 가을이 깊어가는 것을 알려준다. 주말도 다가오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도 커진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가족과 함께 산행도 즐기고, 조상의 숨결도 느낄 수 있는 뇌성산을 찾아가 보자.
 
뇌성산 정상에서 바라본 모포 앞바다.
 
 
 
 
 
성산은 포항시 남구 장기면 모포리와 구룡포읍 성동리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높이 213m의 나지막한 산으로 봉화산 또는 칠보산이라고도 한다
 그리 높지도 않고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곳이 아니라서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라 이곳 해변가를 지나는 사람들은 무심코 지나치기 십상이다.
 그러나 무심코 지나기에는 너무나 아쉬운 많은 유적과 풍광을 간직한 곳이다.
 뇌성산 정상에서 바라본 동해바다는 예로부터 대보 일출과 더불어 경치가 일품이지만 봉수대 절터 뇌록을 캐던 구덩이 등 많은 문화유적이 산재해 있는 중요한 사적지다.
 높이가 10척이나 되는 돌로 쌓은 성이 있고, 그 안에 못과 우물이 있는데 고려 헌종때 쌓은 것이라 한다.
 뇌성산은 뇌록을 캐던데서 유래하는데 봉화산은 봉수대가 있는 산, 칠보산은  7가지 보물이 나와 나라에 진상한데서 비롯됐다.
 이 산을 오르기 위한 산행 길머리는 포스코 대진수련원이 있는 모포삼거리에서 천양농원백숙식당 옆의 농로를 따라 산행을 시작하면 된다.
 대진수련원 앞에 등산 안내판이 세워져 있어 등산로 입구를 찾기는 쉽다.
 잘 다듬어진 등산로는 그리 가파르지 않아 가족단위 등산하기에 알맞다. 등산로 좌우에 울창하게 우거진 억새밭 사이로 10분정도 오르다 보면 서서히 숨이 가슴 턱까지 차오른다.
 이때쯤 뒤를 돌아보면 등산로 주변에 가득 자라난 억새와 어울려 지척의 거리에서 시원한 포말을 만들며 요란하게 밀려오는 파도가 모포리와 대진리 앞바다를 가득 메우고 있는데 그야말로 장관이 아닐 수 없다.
 억세밭을 뒤로하고 10여분 간 다소 가파른 등산로를 오르다보면 능선에 성동리와 구평리 구평주유소 등으로 산행로가 갈라지는 삼거리를 만나게 된다.
 왼쪽은 성동리 산 정상 방향이다. 방향을 오른쪽으로 잡아 구룡포 구평 휴게소 쪽 능선을 따라 400여m 오르면 정산부근에 고려 헌종때 쌓아 올렸다는 뇌성 산성을 만나게 된다.
 산정의 완만한 쪽으로 돌무더기 성이 둘러있고 성안은 평평한데 무성한 잡초와 나무로 뒤덮여 있다.
 귀 가를 스치는 바람소리만 주위를 감쌀 뿐이다.
 세월의 풍상을 말해 주듯 무너진 돌무더기가 800여m에 걸쳐 길게 늘어져 있다.
 이곳은 왜구의 침노에 대비한 국방의 전초기지로서 고려말엽부터 수군만호진이 설치되었다가  효종 9년(1658년)에 동래로 이전했다고 한다.
 산의 동쪽은 경사가 급하고 멀리 남빛바다가 발치에 다가서고 서쪽은 완만하게 펼쳐졌다.
 이곳 산성 돌무더기 위에 올라 바라보면 동해바다와 대진리 그리고 모포리 일대가 한 눈에 들어올 정도로 사방이 시원하게 뚫려 있어 조망하기에 좋다.
 멀리 모포, 대진리 앞바다는 끊임없이 요동을 치고, 모포방파제, 시퍼런 감청색 물감을 들인 바다위에 점점이 떠 있는 고기배, 대진천 그리고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이 한 눈에 빨려들어온다.
 뇌성산성 돌무더기를 따라 30여m 가다 잡초로 우거진 성 안쪽으로 10여m 지점에 그 옛날 성안에서 사용하였던 우물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지금은 허물어진 흔적만 알 수 있지만 마을사람들의 이야기로는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마르지 않는다고 한다.
 산행로 옆 절터에는 이름모를 이의 봉분이 돌무더기에 둘러 쌓여 세월의 풍상에 찬바람을 맞으며 쓸쓸히 위치해 있다.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사용되었던 봉수대가 있었다. 그러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뇌성산 정상을 가려면 지나온 삼거리 방향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삼거리에서 성동리 봉화산장 방향으로 능선을 따라10여분 정도 산행을 하면 사슴농장인 뇌성산 농장이 보인다.
 농장이 있어서인지 이 곳부터는 소나무 숲 사이로 차가 다닐 수 있는 비포장 도로가 개설돼 있다.
 솔향기를 맡으며 도로를 따라 5분 정도 가면 구룡포 성동리와 봉화산장, 산 정상인 KT경북네트워크 서비스센타 성동산 중계소로 가는 사거리를 만나게된다.
 성동리쪽에서 올라오는 길은 포장이 잘되어 있다.
 5분정도 포장된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성동산 중계소가 위치해 있는데 중계소 옆에 산 정상을 알리는 푯말이 있다.
 뇌성산 산행에 걸리는 시간은 왕복 2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가을 이 깊어가는 주말 아이들의 손을 잡고 조상들의 흔적을 되 짚어가며 아이들에게 고향사랑의 마음을 키워봄이 어떨까한다.
 /김달년기자 kimd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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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성산의 유래 … 조선시대 대형건축공사에 쓰이던 뇌록 캐던 곳
 
 뇌성산에서 나는 뇌록은 조선시대 이전부터 나라에서 짓는 궁궐이나 대형건축공사의 단청을 할때 처음으로 가칠을 하는 푸른색의 바탕칠 재료로 사용하였던 돌이다.
 `조선시대에 장면 뇌성산 자라에 묻혀있는 토산품인 뇌록을 캐어 진상하였다’라고 세종실록지리지와 신증동국여지승람에기록돼 있다.
 뇌록은 전통단청의 기본 안료로 오늘날 사찰이나 장자등 고건축에는 화학안료를 사용해 가칠하고 있으나, 과거 전통장인들은 뇌록조각을 가루로 만들어 물에 불려 아교를 가미해 칠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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