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면서도 짠함·통쾌한 액션까지… ‘히트맨’ 권상우라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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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면서도 짠함·통쾌한 액션까지… ‘히트맨’ 권상우라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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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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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과거를 숨긴 채 못 나가는 웹툰 작가 생활을 하는 남자가 있다. 연재 때마다 ‘악플’ 폭격을 받는 그의 인생은 고달프기만 하다. 자신을 대신해 가장 노릇을 하는 아내에게 늘 구박과 잔소리를 듣고, 중학생 딸은 “아빠를 기다리느니 내가 ‘쇼미더머니’에 나가 우승을 하는 게 빠르겠다”며 콧방귀를 낀다. 마감에 쫓기며 아내 몰래 담배만 피워대는, 한심해 보이기만 하는 이 ‘마감노동자’의 작은 실수는 평온했던 그의 삶을 한순간에 전쟁터로 바꿔버린다.

14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히트맨’(감독 최원섭)은 권상우 특유의 생활감 묻어나는 코미디와 남성들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화려한 액션이 어우러진 코미디 액션 영화였다. 한국의 성룡이나 이소룡의 자리를 노리는 듯한 권상우는 탄탄한 근육질 몸매와 화려한 액션으로 볼거리들을 만든다.

이미 한국의 액션 영화계에는 ‘MCU’(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라고 불리는 마동석의 자리가 공고한 상황. 하지만 최근 권상우의 행보를 보면 마동석이 꽉 잡고 있는 액션 영화계 한 축을 차지하고자 하는 야심이 읽힌다. 액션 영화였던 ‘신의 한수-귀수편’에 이어 액션 코미디 ‘히트맨’을 연이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히트맨’은 과거 홍콩 액션 영화의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액션과 코미디가 버무러진 오락성 짙은 영화다.

영화는 전설적인 ‘히트맨’(암살자)이었던 준(권상우 분)의 과거로 시작한다. 사고로 부모를 잃은 어린 준은 만화가가 되기를 꿈꾸지만 그의 남다른 재능을 눈여겨본 덕규(정준호 분)에게 발탁돼 국가를 위한 암살요원 집단, 국정원 방패연 프로젝트의 일원이 된다.

국정원의 에이스 요원으로 성장했지만 꿈을 도저히 놓을 수 없었던 준은 결국 위험한 임무 수행 중 탈출을 감행하고, 새 신분을 얻는다. 15년 후, 인기 없는 웹툰 작가 수혁으로 살고 있는 준은 중학생 딸을 둔 가장이다. 미술 학원에서 강의를 하는 아내 대신 살림을 살며 웹툰을 그리는 그는 래퍼가 되겠다는 딸을 위해 키보드 하나 사주지 못할 정도로 가난하다.

꿈에 그리던 웹툰 작가가 됐지만 준의 일은 잘 풀리지 않았다. 새로운 회차를 올릴 때마다 욕을 먹고 편집자의 악평에 자괴감을 느낀다. 결국 그는 비참한 기분에 술을 마시다 술김에 암살요원으로 일했던 과거를 웹툰으로 그린다. 눈을 떠보니 이미 웹툰은 업로드가 돼 있다. 아내 미나(황우슬혜 분)가 남편 대신 편집자에게 웹툰을 보내버린 것. 자신이 읽는 것이 국가 기밀임을 알 길 없는 편집자와 독자들은 박진감 넘치는 ‘암살요원 준’의 스토리에 열광하고 웹툰은 대박이 난다. 그리고 현 국정원 대테러 정보국 국장 덕규는 우연히 ‘암살요원 준’을 보게 되고 조사에 착수한다.

비범한 과거를 숨긴 채 찌질한 현실을 살고 있는 중년 남자의 모습은 조금 과장이 있긴 하지만 공감을 자아낸다. 아내의 바가지에 기가 죽고, 사춘기 딸과 점점 더 멀어지는 가장 준(수혁)의 모습이 중년 남성들을 대변하는 듯하다. 그런 그에게 잘나갔던 과거를 다시 한 번 증명할 기회가 주어진다. 악당들로부터 아내와 딸을 구해내는 아빠의 모습이 남성들의 판타지를 자극할 법하다.

액션 연기를 위해 기울인 권상우의 노력이 여실히 드러난다. 배우의 노력 덕에 액션 시퀀스들은 돋보이는 편이고, 특유의 ‘짠내’ 나는 생활 코미디도 재밌다.

다만, 전반적으로는 코미디의 타율이 그리 높지 않아 뒤로 갈수록 긴장감이 떨어지는 한계를 보여준다. 권상우, 정준호, 이이경의 앙상블은 좋은 편이며 JTBC ‘스카이 캐슬’에서 정준호의 딸로 등장했던 이지원이 또 한 번 개성 넘치는 딸을 연기하며 매력을 발산한다.

러닝 타임 110분. 오는 2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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