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신기원 연 쾌거… “이들 없었다면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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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신기원 연 쾌거… “이들 없었다면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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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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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일등공신’·이미경 CJ 부회장 재조명
독특한 아카데미 수상자 선정 방식
CJ, 27년간 韓 영화 전폭적인 지원
좋은 작품·이 부회장 인적 네트워크
봉준호와 ‘신뢰’… 오스카 수상 ‘결실’
영화 ‘기생충’ 해외 포스터.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을 차지하면서 한국 영화의 새 역사가 열렸다. 특히 4관왕이라는 결과가 나올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한 해석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한국 영화를 사랑해 준 관객이 일등공신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아울러 제작과 흥행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역시 재조명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카데미상의 경우 ‘좋은 작품’만으로는 수상이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기생충과 같이 뛰어난 작품을 기본으로 투표인단을 설득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필수라는 설명이다. 봉 감독이 뛰어난 작품을 만들었고 이미경 부회장과 CJ의 네트워크가 시너지를 낸 결과라는 평가다.

‘기생충’은 9일 오후(현지시간, 한국시간 10일 오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등 4관왕을 차지하며 우리 영화사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 투자배급사인 CJ 엔터테인먼트도 경사가 났다.



◇ 이미경 부회장, 얼마나 기뻤으면…“공식 석상 첫 연설”

특히 평소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드물었던 이 부회장이 작품상 수상 후 직접 무대에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아카데미상 수상을 얼마나 기다려왔는지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기생충 제작과 흥행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은 남다른 감회를 느끼는 모습이었다. 이 부회장은 봉 감독, 송강호 등 출연배우들과 시상식장에 나란히 앉아 기쁨을 나눴다.

이 부회장은 수상 소감에서 “봉준호 감독에게 감사하다. 그의 말투와 특별한 헤어 스타일을 좋아한다. 특히 그의 디렉팅을 가장 좋아하고 유머도 특별하다”고 밝혔다.

이어 “‘기생충’을 지원해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 특히나 정말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한국영화를 보러가주시는 분들이다. 저희의 모든 영화를 지원해 주었고 주저하지 않고 의견을 바로 말씀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제 동생 제이(이재현 CJ그룹 대표이사 회장)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개봉한 기생충의 ‘책임 프로듀서(Executive Producer)’로 엔딩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아카데미 시상식에 앞서 지난해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던 프랑스 칸 영화제에도 자리를 함께해 지원 사격에 나선 바도 있다.

칸 영화제 당시 이 부회장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5년 만이었다. 기생충에 대해 얼마나 애착을 갖고 있는지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기생충은 27년여간 지속된 CJ의 영화 투자 사업, 무엇보다 한국영화의 ‘국제화’ 시도가 마침내 결실을 맺게 된 작품으로 여겨진다.



◇ ‘독특한’ 아카데미상 수상자 선정, 음지서 뛴 사람들

이번 아카데미상 수상을 두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뛴 이들에게도 공을 돌려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영화업계 관계자는 “아카데미는 다른 상들하고 수상작 선정하는 방식이 다르다”며 “전세계 수천명 회원들이 투표하는 방식으로 수상자가 결정되기 때문에 회원들에게 작품을 보여주고 하는 노력이 절대적”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물론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아카데미 회원들에게 연락을 하는 것은 영화감독이나 배우들의 노력으로는 사실 불가능하다. 또다른 영화 관계자는 “이미경 부회장 만큼 헐리우드에서 폭넓은 인맥을 가지고 있는 한국 사람은 없다”며 “이번 수상에 이 부회장의 인적 네트워크가 상당한 힘을 발휘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27년간 꾸준히 영화에 투자해 온 CJ그룹의 노력도 재조명 받고 있다. CJ그룹의 영화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1993년 삼성그룹에서 분리·독립한 CJ는 기존 사업과 전혀 접점이 없던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사업을 주력 사업 분야로 결정했다.

이후 IMF로 힘든 시기였던 1998년, 서울 강변 테크노마트에 국내 첫 멀티플렉스 극장인 CGV를 선보이며 국내 영화시장의 성장을 주도했다. 2000년에는 영화배급투자사인 CJ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영화 배급 사업에도 나섰다.

이 과정에서 난관도 적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당시 이른바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겪은 정치적 풍파가 대표적이다.

지난 2018년에는 ‘신과함께-인과 연’, ‘완벽한 타인’ 등이 대박을 터트린 롯데에 2003년부터 15년간 지켜왔던 부동의 1위를 내주며 관객 점유율 3위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그러나 다음 해인 2019년, 관객 1600만명을 돌파한 ‘극한직업’과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 등 그해 관객점유 1~2위 작품을 모두 투자·배급하며 1년만에 아성을 되찾았다. 이러한 고난과 위기를 돌파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는 이미경 부회장의 ‘뚝심’과 CJ엔터테인먼트의 ‘관록’이 손꼽히다. 특히 봉준호·박찬욱 등 세계적 반열에 들어선 감독들과 쌓아 온 ‘신뢰’가 밑거름이 됐다.

CJ는 기생충에 앞서 ‘살인의 추억’, ‘설국열차’ 등 봉 감독의 대표작들의 투자배급을 맡은 바 있다. 이날 봉준호 감독이 국제영화상 수상 직후 소감을 통해 영화를 함께 만든 배우들과 스탭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감사를 표한 뒤 “저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게 해준 제작사 바른손과 CJ엔터테인먼트에 감사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생충의 순수 제작비는 135억원 수준으로 총 제작비는 150억~16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CJ가 얼마를 부담했는지는 대외비여서 알려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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