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쟁' 민주당, 다주택도 '내로남불'이었나
  • 손경호기자
'부동산 전쟁' 민주당, 다주택도 '내로남불'이었나
  • 손경호기자
  • 승인 2020.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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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하면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빼놓을 수 없다. 그런 문재인 정부 하에서 노영민 발(發) ‘똘똘한 한 채’ 불똥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해 말 청와대 참모들에게 6개월 내에 1주택 외에는 팔도록 권고했지만, 여전히 많은 청와대 참모들이 다주택자인 사실이 공개되면서 국민적 비난을 샀다.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깡그리 무시한 것은 물론 비서실장의 지시를 귓등으로도 듣지 않은 것이다.

이 정도면 국민들이 정부의 ‘투기와의 전쟁’을 ‘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2차례나 주택 매매 권고를 한 노영민 비서실장조차 강남권인 서초 반포와 충북 청주에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어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구나 노영민 실장은 1주택을 처분하겠다면서 청주 40평짜리 아파트를 매매하고, 서초 아파트를 보유하기로 하면서 성난 민심을 자극하며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

사실상 노영민 실장이 청주 아파트 대신 서초 반포 아파트를 선택하면서 전 국민에게 ‘강남 불패’, ‘똘똘한 한 채’ 시그널을 준 것이 됐기 때문이다. 나아가 대통령 비서실장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부정하는 셈이 됐다.

시민단체인 경실련의 ‘서울 아파트값 상승실태 분석발표 기자회견’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정부 집권 3년 동안 서울 아파트 중위값(KB주택가격동향)은 52%가 올라 박근혜 정부 29% 상승이나 이명박 정부 3% 하락을 압도했다.

특히 전·현직 청와대 참모 64명의 재산을 분석한 결과, 아파트·오피스텔 재산 증가 상위 10명의 평균 부동산 자산 가격은 2017년 15억3000만원에서 2020년 27억4000만원으로 12억1000만원이 증가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노영민 실장은 8일 “서울의 아파트를 남겨둔 채 청주의 아파트를 처분하는 것이 서울의 아파트를 지키려는 모습으로 비쳐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이달 내에 서초 반포 아파트를 처분키로 했다.

청와대 참모들과 더불어 21대 당선된 민주당 국회의원 가운데 다주택자가 40여 명에 달한다는 사실까지 발표되면서 불에 기름을 붓는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 인터넷 상에는 민주당 당원으로 추정되는 인사들의 탈당 인증 사진이 올라오는 등 성난 민심이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은 4·15 총선 당시 총선 후보자들에게 투기지역 등 규제 지역 내 2주택 이상을 보유한 경우 2년 내에 실거주 한 채를 제외한 주택에 대한 ‘부동산 매각 서약서’를 받았다. 하지만 현역 국회의원 40여명이 다주택자로 드러나면서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다주택을 보유한 민주당 소속 지방의원들의 현황도 속속 보도되고 있다.

경실련에 따르면, 지난 6월 3일 민주당 측에 주택매각 실태 공개 요청 공문을 발송했지만 이인영 원내대표 시절이라 파악할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한다. 또한 6월 19일에는 윤호중 사무총장과 김태년 원내대표에게 재차 요구했지만 최근까지 답변이 없다고 한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강남 부동산과의 전쟁에만 신경 쓰고, 그동안 등잔 밑(청와대 참모, 민주당 의원)에는 소홀했던 셈이다. 민주당은 최근 소속 의원 176명에 대한 주택보유실태 전수조사에 돌입했다고 한다. 정당이 이처럼 부동산 실태조사에 나서는 건 유례가 없는 일이다.

그만큼 청와대 참모와 민주당 의원들의 부동산 투기 문제는 문재인 정부의 성패를 가를 아킬레스건이 될만큼 충분한 파괴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공직자 재산 등록 현황이 공식적으로 공개됐을 때 민주당에 다주택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면 ‘치명상’은 불을 보듯 뻔할 것이다. 국민들은 두눈 뜨고 그 결과를 지켜 볼 것이다. 손경호 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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