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표가 쏘아올린 야권 정계개편론
  • 손경호기자
안철수 대표가 쏘아올린 야권 정계개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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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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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4일 4월 재·보궐선거 후에 윤석열 전 총장을 포함하는 더 큰 2번으로 만들겠다며 정계개편의 화두를 던졌다.

안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연립시정과 함께 야권 전체의 통합을 적극 추진하겠다”면서 “윤석열 총장을 포함한 더 큰 통합을 통해 더 큰 2번을 반드시 만들어 내겠다”고 밝혔다. 일단 정권 교체를 위해선 ‘제3지대’ 같은 게 아니라 야권이 모두 하나로 뭉쳐 거대한 제1 야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이 아닌 국민의당과 윤석열 전 총장 중심의 야권 정계개편으로 해석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이 중심이었다면 그냥 4월 재·보궐 선거 전 또는 선거 후에 양당이 합당하겠다고 선언하면 될 일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서울시장 선거전에 나선 안 대표가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안주하지 않고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놓겠다는 뜻을 피력하면서 야권 지지자들의 속내도 복잡해졌다. 지리멸렬해진 보수가 진보와 자웅이라도 한 번 겨뤄보기 위해서는 중도를 포함한 야권의 영역과 신뢰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자 안 대표는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단일 후보가 되면 국민의힘을 버리고 윤석열 총장과 제3지대를 따로 만들어 야권을 분열시킬 것이라는 항간의 설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못을 박았다. 이는 자신의 진정성을 왜곡해 자신과 국민의힘 지지층을 떼어놓으려는 이간계라는 것이다.

안 대표는 서울시장이 되면 국민의힘과 합당을 추진하고, 이어 양당 합당의 기반 위에서 범야권의 대통합을 추진해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안 대표가 이길 수 있는 후보의 선택기준으로 확장성을 제시한 것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번 선거의 키는 결국 중간지대의 유권자이기 때문에 중도 진영으로의 확고한 확장성을 가진 후보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이는 서울시장 선거 뿐만 아니라 대선도 마찬가지다.


특히 내년 대선에서 이기려면 지금의 야권 지지층을 넓혀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야권이 취약한 20, 30대, 그리고 중도층, 무당층에서 민주당 후보보다 더 지지가 높은 유일한 후보라는 게 안 대표의 입장이다.

안철수 대표가 야권 단일후보로 선택된다면, 야권의 지지층이 20, 30대, 중도층, 무당층까지 넓혀지고, 국민의힘은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정말 강한 정당으로 변모할 것이라는 게 안 대표의 주장이다. 즉, 진보 진영의 전매특허라는 ‘전략적 선택’을 이제 보수가 해야 할때라는 것이다.

국민의힘 등 보수정당 소속 당원들과 보수정당 지지 유권자들은 2017년 대선 당시 보수 분열을 떠올린다. 당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지지율이 상한가를 치며 보수의 구세주처럼 등장했을때 새누리당 일부가 반기문 대망론에 편승해 탈당 및 바른정당을 만들며 사분오열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국민의힘 등 보수정당 지지자들에게는 정계개편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다. 오세훈 후보가 페이스북에 “늘 야권 분열의 중심에 서 있었고 앞으로도 분열을 잉태할 후보로의 단일화는 내년 대선에서도 분열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난을 퍼부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안 대표가 국민의힘과의 합당 의사를 밝히면서 더이상 야권 분열이라는 가짜뉴스는 발 붙이지 못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 유권자 입장에서는 정계개편이 어느 정당 중심으로 되어야 하느냐보다는 정권 창출이 가능한 보수정당이 어느 것이냐가 더 중요할 것이다. 즉,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뜻이다.

손경호 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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