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사위원장이 뭐길래?
  • 손경호기자
국회 법사위원장이 뭐길래?
  • 손경호기자
  • 승인 202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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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또다시 으르렁거리고 있다. 윤호중 국회 법사위원장이 민주당 원내대표로 당선되면서 법사위원장 자리를 새롭게 선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신임 원내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돌려주지 않으면 폭거이자 범법”이라며 선전포고를 한 상태다. 법사위원장과 관련해 민주당은 돌려주고 말고 할 권리를 갖고 있지 않고, 돌려줘야 할 의무만 있는 상황이라는 게 김 원내대표의 입장이다. 하지만 민주당 측은 법사위원장 자리가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집권여당으로서 책임 정치의 소명을 다 하기 위해서는 법사위원장 양보가 불가하다는 것이다. 이미 국회 법사위원장에 박광온 사무총장을 내정하며 절대 사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후임 법사위원장은 5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표결로 선출될 예정이다. 174석이라는 민주당의 압도적 의석수를 고려할 때 민주당 뜻대로 법사위원장이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현 21대 국회에서는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모든 국회 상임위원장을 독점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제20대 국회까지는 여야가 상임위원장을 서로 의석수에 비례해 나눠 가졌다. 특히, 법사위원장의 경우 야당 몫으로 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국회에서는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여야가 힘겨루기를 하다가 민주당이 거대 의석을 이용해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간 것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이처럼 한 치 양보없는 싸움을 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법사위가 ‘법률안·국회규칙안의 체계·형식과 자구의 심사에 관한 사항’을 다루기 때문이다. 특히 법사위는 법사위 소관 법안은 물론 타 상임위 법안까지 심사를 하며 사실상 상원 역할을 하고 있다.


하나의 법률안은 상임위와 법사위 그리고 본회의를 통과해야만 입법에 성공한다. 특히 상임위원회 심사단계와 더불어 법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법사위원회이다.

국회법 제86조 제 1항에 따라 모든 법률안은 본회의 상정 전에 법사위원회의 체계·자구심사를 거쳐야 한다.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제도는 1951년 3월 제 2대 국회때 국회법 개정을 통해 도입됐다. ‘체계심사’는 법률안 또는 법률안 조항의 위헌여부 및 관련 법률과의 저촉 여부 등을 심사하는 것이고, ‘자구심사’는 맞춤법 준수여부와 정확성 및 명료성 여부 등을 심사하는 것을 말한다.

문제는 법사위가 체계나 자구 심사 범위를 벗어나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입법 지연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법사위가 상원이라거나 월권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실제로 2013년 당시 경제민주화 관련 법률안인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은 당리당략적 차원에서 상당기간 입법이 지연된 예가 있었다. 결국 법사위원장을 어느 정당이 맡느냐에 따라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는 방패막이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국회 법사위원장을 야당이 맡는 것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상당히 설득력을 갖는다. 반면, 입법지연 악용 등 발목잡기 용도로 사용될 경우 국민은 어느 정당에 책임을 물어야 할지 난감해진다. 즉, 정부 여당이 추진하는 일자리 법안을 야당 법사위원장이 법안 처리를 방해한다고 가정할 경우 국민들은 일자리 실패에 대한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책임정치라는 측면에서는 모든 상임위를 여당이 맡아 결과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지는 것도 옳다고 본다. 손경호 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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