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원장 돌려달라… 안주면 더 좋고”
  • 손경호기자·일부 뉴스1
“법사위원장 돌려달라… 안주면 더 좋고”
  • 손경호기자·일부 뉴스1
  • 승인 2021.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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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원구성 대치 국면 점화
국힘, 원구상 재협상 요구
민주 ‘이미 끝난 얘기’ 부동
국정 운영 실패 책임 전가
與 입법독주 싫지 않은 野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를 예방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뉴스1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를 예방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뉴스1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21대 국회 2기 원내지도부가 완성되면서 그간 여당이 독식해온 원구성을 놓고 여야간 대치 국면이 불 붙을 조짐이다.

국민의힘은 ‘장물’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여당의 법제사법위원장 반환을 비롯한 원구성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고, 이에 민주당은 ‘지난해 원구성 협상에서 이미 끝난 얘기’라며 꿈쩍도 않고 있다.

다만 야당은 원구성 재협상을 외치면서도 내년 대선·지방선거라는 굵직한 정치 일정이 있는 상황에서, 국정 운영 실패의 책임을 여당이 오롯이 짊어지도록 하려면 현재의 여당의 상임위원장 독식 구조를 통한 ‘입법 독주’가 이어지는 게 나쁘진 않다는 계산도 하고 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4일)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상견례는 화기애애하게 시작했지만 법사위원장 등 상임위원장 재배분 문제가 거론되자 서로 말을 아끼며 분위기가 어색해졌다.

양측은 비공개 회의에서 “원 구성 문제는 5월 첫 국회 본회의에서 빨리 처리하자”는 원론적 이야기만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구성 재협상이 양당 모두 민감한 사안인 만큼 상견례에서는 가급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피한 것으로 보인다.

국회 법안 처리의 ‘게이트키퍼’ 역할을 하는 법사위원장은 통상 야당에게 배분하는 게 오래된 관례였다. 그러나 지난해 21대 국회에선 여당인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차지하자 야당은 격렬히 반발했다.

결국 야당이 나머지 상임위원장도 모두 거부하는 배수진을 쳤고 여당이 18개 상임위원장직을 모두 독식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이런 이유로 야당에선 ‘비정상의 정상화’ ‘불법 장물’이란 표현을 쓰며 여당의 법사위원장 반환을 요구한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3일 “장물을 돌려주는 것은 권리가 아닌 의무”라고 비판하며 법사위원장 자리를 요구한 바 있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를 보면 여당의 상임위원장 독식 구도를 곧 있을 대선 국면에서 역(逆)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는 전략도 당 안팎에서 제기된다. 21대 국회 개원 이후 약 1년간 야당이 여당의 독주를 부각하는 전략을 취한 이후 4·7 재보궐선거 여당에 압승을 거두자 ‘여당 독주를 통한 정권심판론’ 전략이 먹혔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이 같은 정권심판론을 내년 대선까지 이어가기 위해서는 여당 독식 구도를 굳이 흔들지 않고 국정운영의 책임을 야당이 나눠가져선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정무위원회, 국토위원회 등을 야당에 내주며 상임위원장 독식 구도를 깰 순 있지만 법사위원장 사수 의지는 변함이 없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법사위원장을 제외한 상임위원장 배분에 대한 논의 가능성은 비치면서도 “법사위원장은 논의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법사위는 국회 운영에서 ‘상원’으로서 핵심기능을 담당할 뿐 아니라, 정국 운영의 측면에서도 검찰·법원을 소관기관으로 두는 핵심 상임위다.

민주당 입장에선 법사위원장을 야당에 넘겨주면 검찰·법원에 대한 영향력 감소를 우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란 점이 법사위원장을 고수하는 이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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