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안퉁수’ TK 정치인들... 깜냥 되는 정치인 어디 없슈?
  • 손경호기자
‘방안퉁수’ TK 정치인들... 깜냥 되는 정치인 어디 없슈?
  • 손경호기자
  • 승인 2021.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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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조 충남도지사가 내년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선언하며 ‘충청 대망론’에 불을 지폈다. 일부에서는 양승조 지사의 대선 출마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을 수 있다. 이미 윤석열, 이재명, 이낙연 등 일부 후보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지율이 ‘도토리 키재기’인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구·경북 정치권을 바라보는 입장으로서는 매우 착잡한 심정이다. 대구·경북 정치인과 너무나 비교가 되기 때문이다.

충남도지사로 충청 대망론을 설파한 사람은 비단 양승조 지사만이 아니다. 앞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도 대권 출마를 위해 경선에 뛰어든 바 있다. 대구나 경북에 비해 충남의 정치 세(勢)가 더 크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충남도지사의 대권 도전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그동안 광역단체장의 대권도전은 서울시장이나 경기도자시의 전유물처럼 여겨진 게 사실이다. 고 박원순 전 시장이나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대구·경북 시도지사 가운데 변변한 대권후보를 찾기는 어렵다. 지난 2017년 5월 대선 당시 자유한국당 경선에 김관용 경북지사가 도전장을 내밀었을 뿐이다. 당시 대선 경선에서 홍준표 경남지사가 1위를 하면서 김관용 지사의 대선 출마 꿈은 좌절됐지만 홍준표, 이인제, 김진태 등 쟁쟁한 정치인들과 겨룬 바 있다.

물론 서울·경기 등에 비해 대구·경북의 인구가 적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 인구 70만명 정도인 제주도의 원희룡 지사도 대권 도전에 나선 상황에서 무조건 인구만을 기준으로 삼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구경북 지역은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불모지에 가까운 지역이지만,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으로서는 책임당원 등이 가장 많은 ‘옥토(沃土)’라고 할 수 있다. 타 지역 정치인보다 훨씬 유리한 환경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밭만 좋으면 뭐하나. 씨가 안 좋으니 모든 게 무용지물인 셈이다.

대구·경북 광역단체장 자리가 언제까지 퇴역을 앞둔 정치인들의 마지막 경유지로 전락하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할까.

6월에 치러지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도 마찬가지다. 주호영 전 원내대표가 당권에 도전할 뿐 3선, 재선 국회의원들이 있지만 변변한 최고위원 출마자 조차 찾기가 힘든 상황이다.

오죽하면 원외인 김재원 전 국회의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의원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당의 중심을 잡고 집권전략을 수립하는데 이바지하기 위해 최고위원으로 출마한다고 알렸다. 그는 “당원의 의사를 배제하고 공천권을 멋대로 전횡하는 일은 더 이상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물론 아직 후보등록까지는 시간이 있으니 현역의원 중에 누군가 출마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주호영 전 원내대표와 이준석 전 최고위원 간 팔공산 논쟁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주 전 원내대표가 “에베레스트를 원정 하려면 동네 뒷산만 다녀서는 안된다”며 중진 당대표를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자, 이 전 최고위원이 페이스북에 “진정한 산악인이라면 항상 더 높은 곳을 향해, 더 험한 곳을 향해 도전할 겁니다”라면서 “주호영 선배께서는 팔공산만 다섯 번 오르시면서 왜 더 험한 곳을, 더 어려운 곳을 지향하지 못하셨습니까”라고 지적했다.

집안에서만 큰소리 뻥뻥 치고, 밖에 나가면 말 한마디 못하는 사람을 ‘방안퉁수’라고 한다. 요즘 대구·경북 정치인들을 보면 이 말이 딱 어울리는 것 같다.

선거 때마다 불거지는 ‘영남 물갈이론’은 대구경북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정치 상황을 보면 물갈이론도 모두 대구경북 정치인들의 자업자득이라는 생각이 든다. 손경호 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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