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야, 문제는 이대남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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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문제는 이대남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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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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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이준석 대표의 약진으로 정치판이 시끌시끌하다. 그도 그럴 것이,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당대표 선출에서 쟁쟁한 중진들을 제치고 30대가, 그것도 0선 의원이라 불리는 이준석 위원이 당대표가 되었으니 말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많은 기성세대, 정치인들은 ‘이준석 돌풍’은 최근의 쟁점인 젠더이슈에 편승하여 이대남의 인기를 등에 업은, 말그대로 ‘돌풍’에 불과한 현상이며, 이준석 위원을 정치적 경험이 부족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본인은 이 현상을 “뚝배기에서 끓어 넘친 숭늉”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굉장히 쌩뚱맞게 들리겠지만 기성세대들이 이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양은냄비에 끓는 물”이라고 비교하면 어느정도 이해가 갈까?

양은냄비는 직접 가열해주지 않으면 그 열기가 금방 식는다. 반면 뚝배기는 직접 가열하지 않더라도 숭늉을 넣고 뚜껑을 덮어두면 숭늉이 끓어 넘친다.

현 상태도 마찬가지다. 기성정치인들은 이준석 위원이 중진의원들은 몸을 사려서 일부러 건드리지 않은 한창 뜨거운 주제인 젠더갈등을 직접적으로 언급함으로써 반짝 인기영합을 누리고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준석 위원의 인기도 양은냄비처럼 얼마가지 못할 것이라고 치부한다.

그러나 현재 이준석 위원의 인기는 단지 젠더이슈로 인한 것이 아니다. 그간 기성세대, 기득권 정치에서 행해진 구태와 이에 대한 불만이 뚝배기의 열처럼 오랫동안 쌓이고 쌓여 끓어 넘친 것이 이준석 돌풍인 것이다.

그렇다. 이 현상은 단순히 ‘이준석’이라는 한 개인에 대한 지지나 인기로 나타난 것이 아니다.

이준석 위원에 대한 비판 중 하나처럼 ‘이준석’이라는 개인은 단순히 좋은 학교 나와서 힘있는 정치인의 후광으로 정계에 바로 진출한 기득권이라고 볼 수도 있다. 어찌 그런 사람이 힘들게 학교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스펙을 쌓고 졸업하자마자 취업준비에 고통 받으며 입사해서는 쳇바퀴를 돌며 사는 대다수의 청년들을 대변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국민들은 이런 사람보다도 더 청년들의, 국민들의 삶을 모르는, 아예 관심이 없는 집단이 있다고 생각하고 불만을 가져왔다. 바로 기성정치인들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제품을 어디서 사느지 묻는 의원, 대중교통 요금이 얼마인지 감도 못 잡는 의원은 물론이요, 상대 의원에 대한 예의는 상실한 채 막말에 손가락질을 하고 나이어린 의원에게 장유유서를 따지며 국민적 관심보다는 당리당략과 계파정치에 매몰된 행태까지.

더구나 정의와 공정을 기치로 세운 집단에서 정작 자신들은 부동산이나 입시 등에서 각종 특혜를 누리며 대리 시험 등의 부정행위를 저지르고 ‘LH로남불’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지는 모습. 또 반일을 외치면서 정작 위안부 할머니를 이용하고 착취하는 행태를 감싸고 도는 것도 모자라 성비위와 같은 귀책사유가 있는 보궐선거에는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당헌까지 조변석개하고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며 호도하는 그들의 행태.

지금의 이준석 돌풍에는 이런 기성 정치권의 구태와 적폐에 대한 환멸과 불신이 깊게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준석 위원 개인이 2030 청년을 대변하는 것도 아니고 기성 정치와 무관하게 깨끗한 사람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최소한 이 위원은 대다수의 의원들이 위와 같은 문제들에 침묵하고 민감한 논쟁거리를 피하려 할 때 정면으로 이를 언급하며 문제제기를 했다.

본인은 이준석 돌풍이 이런 이 위원의 사이다 발언에서도 기인한 것이라고 본다.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국민들이 현 정치권에 어떤 불만을 가지고 있는지를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만으로 국민들은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5월 12일부터 6월 16일까지 국민의힘에 새로 입당한 당원 수가 작년 같은 기간 입당자의 10배에 가까운 약 2만3천 명이라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진보당이 기득권화 되어가면서 ‘新꼰대’가 되어가는 반면, ‘舊꼰대’였던 보수당에서 젊은 정치인이 전면에 서서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도 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갔으리라 추측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지금 국민들이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새로운 정치를 하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를 망각한 채 잠깐의 승리에 취해 새로운 정치 대신 당대표 경선 당시처럼 영남당이라는 지역감정을 자극하면서 박정희,박근혜 마케팅을 한다거나, 기존 정치인들의 기득권 싸움에 갇혀 계파갈등을 이어가거나, 정치인으로서 최소한의 소양을 갖추라는 국민적 열망을 무시하는 등의 구태를 반복한다면 국민들의 지지는 순식간에 다른 곳으로 돌아설 것이다.

또한 이는 이준석 대표 본인에게도 적용되는 것으로 아직은 당대표 행보 초기라 이 대표의 지지율이 높지만, 수술실 CCTV 설치 건과 같은 국민적 관심이 높았던 안건들에 대하여 관망적 태도를 취했던 최근과 같은 모습이 반복된다면 “도로 한국당”의 대표로 불릴 수 있음에 주의해야 할 것이다.

‘변해야 산다’

현재 경북도의 기치로 행정의 변화를 목적으로 했지만 지금 상황에서 기성세대, 정치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기치가 아닐까싶다. 안정을 추구하는 다선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고 변화를 추구하는 0선이 플러스가 된 시대에서 기성 정치인들도 이준석 돌풍을 단순히 1차원적으로 보지 않고 그 이면을 직시함으로써 변화의 물결에 몸을 맡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부형 경북도 경제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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