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군 참전의 날, 그들을 기억하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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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군 참전의 날, 그들을 기억하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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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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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이 시작됐다는 것을 알리기라도 하듯 매미가 울기 시작했다. 창문을 통해 보이는 바깥 풍경은 바라보기만 해도 햇볕이 쨍쨍 내리쬐어 만물이 녹아내릴 것 같은데 사무실의 시원한 에어컨 바람은 바깥과 전혀 상관없다는 듯이 내 뺨의 열기를 식힌다.

보훈의 뜨거운 열정을 담았던 호국보훈의 달이 마무리되고 내 마음이 갈무리될 때쯤 내가 지나온 2021년의 6월은 1950년의 6월과 어떻게 달랐을지 차분히 머릿속으로 상상해본다.

1950년 6월 25일 새벽, 더위에 뒤척이던 사람들은 큰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깼을 것이다. 북위 38도선을 넘어온 북한군의 남침이 시작된 것이다. 남한을 무력으로 통일하겠다는 이유로 전쟁을 일으켜 소련과 중국의 도움을 받은 북한을 국군은 이길 수 없었고 결국 이틀 뒤인 6월 27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침략을 격퇴하기 위해 모든 자원을 제공하기로 한다.

서울을 빼앗긴 우리는 점점 더 아래로 내려가 부산을 임시수도로 지정하는 등 피난 생활을 지속하게 됐다. 하지만 9월 15일, 맥아더 장군의 지휘하에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해 9월 28일 서울을 수복하게 된다.

이처럼 6·25전쟁과 직접적인 연관도 없는 16개국이 병력을, 6개국이 의료·시설 등을 지원하는 등 총 22개국이 우리에게 도움의 손길을 보냈다. 하지만 길고 긴 전쟁은 끝나지 않았고 결국 1953년 7월 27일 북한군과 중공군 그리고 유엔군 대표가 휴전 협정에 서명하면서 6·25전쟁이 발발한 지 3년 1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긴 전쟁 속에서 우리의 피해는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상당했지만 타국을 돕기 위해 파견됐던 유엔군의 인적·물적 피해 역시 상당했다. 22개국 195만여 명의 유엔참전용사 중 4만여 명이 전사했고 1만여 명은 실종되거나 적의 포로가 되는 아픔을 겪었다. 우리 정부는 유엔 참전국과 참전용사의 희생과 공헌을 기리고자 정전협정일인 7월 27일을 ‘유엔군 참전의 날’로 제정하는 법률을 공포하면서 이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했다.

매년 국가보훈처에서는 7월 27일 유엔군 참전의 날을 맞아 유엔참전국 참전용사와 가족, 훈장 서훈자와 참전용사 유족 등을 초청하고 기념식을 개최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보단 카드뉴스, 영상, 웹툰 등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를 진행할 예정이고 경북북부보훈지청에서도 사진전 및 SNS 이벤트를 개최할 예정이다.올해 유엔군 참전의 날 슬로건이 “위대한 유산, 자랑스런 대한민국”인 만큼, 우리는 그들이 목숨을 걸고 지켜낸 세계의 유산이다. 우리는 이를 자랑스럽게 여겨야 한다. 약 3년의 기간동안 어떤 연도 없는 먼 타국 한반도에서 한여름의 뜨거운 열기와 한겨울의 피부를 에는 찬바람 속 펼쳐지는 전쟁이라는 참혹한 슬픔에 젊은 날을 바친 그들의 헌신에 이제는 우리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보낼 차례다. 7월 27일 단 하루, 그들을 생각하며 지금 앉아있는 학교, 사무실, 걷고 뛰는 이 땅이 그들이 준 유산임에 감사함을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 경북북부보훈지청 보훈과 장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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