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의무경찰, 마지막 날까지 다문화 아이들 ‘선생님’이었다
  • 김희자기자
울진 의무경찰, 마지막 날까지 다문화 아이들 ‘선생님’이었다
  • 김희자기자
  • 승인 2021.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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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署, 대원 4명 환송식
2013년부터 매주 토·일
영어·수학 선생님 변신
교사임용 합격한 제자도
다문화가족회·장학회장
대원들에 감사패 전달
지난달 28일 울진경찰서 연호마루에서 열린 112타격대원 환송식에서 4명의 대원들과 곽동호(왼쪽 다섯번째) 울진경찰서장,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울경찰서 제공
지난달 28일 울진경찰서 112타격대원 환송식에서 다문화자녀 재능공부방 선생님으로 활약한 상경 김도영 대원에게 박종식 울진다문화장학회 회장이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울진경찰서 연호마루에서 이색적인 환송식이 열렸다.

지난 2013년부터 울진경찰서 112타격대로 근무하다 떠나는 4명의 대원들을 환송하는 자리다.

1983년 창설된 의무경찰은 2023년 5월 완전 폐지됨에 따라 울진경찰서도 제 378차 기수를 시작으로 1132기를 마지막으로 4명의 대원들은 이날 울진경찰서를 떠났다. 그동안 복무한 대원들은 약 500여명.

이날 행사는 곽동호 울진경찰서장의 환송사에 이어 원상우 울진다문화가족회장, 박종식 울진다문화장학회장의 감사패 전달식도 열렸다.

이번에 떠나는 대원들은 지난 2013년 울진경찰서와 울진군다문화가족회가 공동교육사업으로 해온 다문화자녀 행복한 공부방 재능기부에 참여해 매주 토·일요일마다 경찰서 내 연호마루 공부방에서 영어·수학을 가르치는 과외 선생님으로 변신했다.

그동안 16명의 열성적인 의경 선생님의 지도아래 45명의 제자들이 탄생했고 전원 대학에 진학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2019년 한 제자는 초등학교 교사 임용시험에 당당히 합격해 현재 울진 평해초등학교 교사로 재직중이다.

이렇게 다문화자녀들에게 큰 선물을 안겨준 의경 선생님들은 실력도 최고 성품도 남달랐다. 이들은 서울의 SKY대학에 재학중인 대학생들로 공부지도에 앞서 쑥스러워하는 학생들 마음의 문을 여는데 우선 집중했다.

생일축하를 해주고 놀이를 함께하고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고 편지를 전해주는 등 형처럼 오빠처럼 삼촌처럼 다가갔고, 서서히 학생들은 공부에 재미를 붙이며 날로 성적이 향상 되는 등 기적을 만들어 갔다. 이들은 그야말로 다문화자녀들의 멘토 선생님으로서의 멋진 역할을 해냈다.

이날 감사패를 받은 김도영 대원은 서울대생이며 군복무 중 이런 뜻깊은 일에 참여해 학생들과 함께할 수 있어 기뻤다고 했다.

의무경찰 폐지로 아쉽게 울진경찰서 재능 공부방은 없어졌지만 울진의경들의 선한 영향력은 한 사람의 미래를 바꾸는 귀한 역할로 두고 두고 창찬받을 값진 일로 기억될 것이다.

울진다문화가족회 원상우 회장은 “상상 이상의 성과를 거둔 공부방이었기에 비록 의경 선생님들이 떠났지만 다른 방법을 찾아 다문화 자녀들을 위한 공부방은 계속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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