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된 ‘룰’ 만들어 꼴불견 연출하지 말라
  • 손경호기자
제대로된 ‘룰’ 만들어 꼴불견 연출하지 말라
  • 손경호기자
  • 승인 2021.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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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경선룰이 최종 확정됐다. 그동안 경선 후보들 간 갈등의 핵이었던 역선택 방지 조항은 결국 배제하기로 했다. 역선택 방지 조항은 ‘민주당 지지층’ 또는 ‘정권교체에 반대한다’고 응답했을 때 여론조사에서 제외하는 방식이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대신 4인으로 압축해 치르는 본경선에서는 여론조사 50%를 본선 경쟁력 측정 방식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역선택 방지 조항은 해석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역선택 방지 조항 삽입에 찬성하는 쪽은 ‘역선택’ 결과라고 해석하고, 역선택 방지 조항에 반대하는 쪽은 ‘교차투표’라로 여론조사 결과를 해석하기 때문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지지율이 높지만, 홍준표 국회의원은 타 정당 지지층 등에서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홍 의원은 2030세대 등에서 높은 지지를 받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고, ‘무야홍’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홍 의원의 이 같은 지지율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꺼려하는 일부 민주당 지지층, 진보층의 ‘역선택’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5일 페이스북에 “무야홍은 ‘어대명(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 ‘홍나땡(홍준표가 나오면 땡큐)’의 야당 버전”이라는 지적은 ‘역선택’ 결과로 해석하는 입장이다.

김 전 실장은 홍준표 후보의 최근 지지율 상승을 크게 3가지 요인으로 분석했다. 첫째, 최재형 후보에 가있던 원조보수, 강경보수 지지자들이 최후보를 떠나 일시적으로 홍후보에 가있다는 것이다. 둘째, 아직 윤석열을 믿지못하고 윤석열에 마음을 열지 못하는 영남 중심의 정통보수층들 일부, 그리고 셋째, 호남과 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 영향이라는 것이다.

즉, 김재원 최고가 민주당 추미애를 찍겠다는 것처럼 민주당 승리를 바라며 야당 필패카드로 홍후보에 힘을 실어주는 것과 같다는 주장이다. 본질적으로 ‘무야홍’ 현상은 야당의 필패카드라는 것이다.

그는 “무야홍은 일시적 착시현상”이라며 “지금의 ‘무야홍’은 이재명 당선을 바라고 야당패배를 원하는 ‘어대명’, ‘홍나땡’의 야당판 속임수”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홍준표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 “A당을 지지하면서 정작 투표 에서는 B당 후보를 찍는 것은 역선택 투표가 아니고 교차 투표”라면서 “그런 것을 역선택이라고 하지 않고 확장성이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1980년 미국 레이건도 공화당 후보 이지만 민주당 지지층의 교차 지원을 대폭 이끌어 내어 두번이나 대통령에 수월하게 당선 된 일도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박찬주, 안상수, 유승민, 하태경, 홍준표 대선후보는 5일 공동성명을 통해 “내년 대선은 1% 이내의 피말리는 승부가 될 것”이라며 “당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 후보를 찍을 단 한표가 소중한 선거이다. 확장성을 포기하는 것은 정권교체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역선택 방지 조항 포함에 반대했다.

이들은 역선택방지 조항을 넣은 조사와 넣지 않은 조사의 결과를 합치자는 안 등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반대했다.

문제는 역선택 방지 조항 포함 여부가 대부분의 국민의힘 대선주자들과는 별 상관이 없는 조항이라는 것이다. 물론 내년 지방선거에 도전하기 위해 경선 성적이 4등 안에 포함되느나, 8등 안에 포함되느냐가 중요한 후보들에게는 매우 중요할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

자신들과 별다른 상관도 없는 일에 ‘감 놔라, 배 놔라’ 하기보다는, 그 시간에 자신들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 구상 등에 나서는 게 더 나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에라도 제발 제대로된, 구체적인 ‘경선룰’을 만들어 선거때마다 꼴불견을 연출하지 않았으면 한다.
손경호 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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