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조성은發 정국 요동

野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
‘박지원 게이트’ 명명” 역공
與 “국기문란 공작 사건 본질
가리려는 물타기 공세 불과”
윤석열 측도 공수처에 朴·曺
고발 나서 초강경 대응 모드

윤석열 국민캠프 정치공작진상규명 특별위원회 위원인 박민식 전 의원(왼쪽 두번째)과 변호인단이 13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고발장을 들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에 박지원 국정원장과 제보자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 부위원장이 언론보도 전 만남이 알려지며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야권에서는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이라며 “박지원 게이트”로 명명하고 역공을 퍼부으며 국면 전환을 시도했고, 여권에서는 “본질을 가리기 위한 물타기 공세”라고 맞섰다.

국민의힘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지난 10일 김웅 국민의힘 의원 사무실 압수수색이 무산된 후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수세에 몰렸던 국면을 전환할 반격의 기회가 국정원 개입 의혹 사건으로 본 것이다. 윤석열 캠프는 13일 공수처에 박 원장과 제보자 조성은씨 등을 고발하며 초강경 대응에 나섰다.

조씨는 지난 7월21일 인터넷매체 뉴스버스 기자에게 해당 의혹과 관련한 자료 등을 제보했고, 뉴스버스는 9월2일 이를 처음으로 보도했다. 이후 조씨가 제보와 보도시점 사이인 8월11일 서울의 한 호텔 식당에서 박 원장과 만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조씨는 또 전날(12일) SBS 뉴스에 출연해 “(제보와 보도 등) 날짜와 기간 때문에 저에게 어떤 프레임 씌우기 공격을 하시는데 사실 9월2일이라는 날짜는 우리 원장님(박 원장)이나 제가 원했던 거나 제가 배려받아서 상의했던 날짜가 아니거든요”라고 말했다.

조씨는 또한 “그냥 이진동 기자(뉴스버스 발행인)가 ‘치자’ 이런 식으로 결정을 했던 날짜(9월2일)고 그래서 제가 사고라고 표현했다”며 “만약 이 기자가 10월을 선택했다면 10월이 됐을 거고, 12월이 됐으면 12월이 됐을 텐데 이날짜와 전혀 연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야권에서는 이를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이라고 바로 역공에 들어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원장은 조성은씨와의 공모 의혹에 대해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며 “해명이 불충분하면 사퇴나 경질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번 사건에 박 원장이 개입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이 드러나는 것은 경악할 만하다”며 “조씨는 보도 시점에 대해 ‘우리 원장님이나 내가 원한 날짜가 아니다’는 해괴망측한 발언을 했는데, 박 원장이 이 사건에 깊숙이 개입됐음을 자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권에서는 ‘박지원 게이트’라는 공격에 “국기문란 공작 사건의 본질을 가리기 위한 물타기 공세”라고 맞섰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공익신고자와 박지원 원장의 식사자리를 꼬투리 삼아 국정원 개입을 운운하는 엉터리 삼류 정치 소설을 쓰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범죄 현장을 목격한 사람이 목격한 사실을 경찰에 제보한 날짜를 가지고 숙고하고, 상의했다고 도둑질을, 범죄를 사주한 게 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김 의원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반발하는 야권에 목소리를 높였다. 윤 원내대표는 “영장집행을 위력으로 방해하는 건 명백한 불법”이라며 “야당은 지난 주말에도 압수수색을 방해를 위해 의원들을 김 의원 의원실 앞에서 비상 대기시켰다.

윤석열 캠프의 하태경·김기현·조태용·신원식 의원은 “국정원 흑역사 60년은 불법적인 국내 정치개입의 역사”라며 “박 원장은 당장 국민에게 조씨를 왜 만났는지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음습한 정치개입을 서슴없이 자행하는 박 원장을 즉각 사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경호기자·일부 뉴스1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