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의원들 대선 캠프에 도움될까
  • 손경호기자
비대면(?) 의원들 대선 캠프에 도움될까
  • 손경호기자
  • 승인 2021.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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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캠프는 현역 국회의원들의 안마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선 경선을 비롯 본선에서 캠프내 주요 직책은 대부분 현역 국회의원들이 독차지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한민국 253개 성(지역구) 가운데 한 곳을 장악하고 있는 성주(城主)이다. 물론 각 직능단체 등의 대표선수로 당선된 비례대표 영입도 마찬가지다. 캠프마다 전·현직 국회의원 등의 영입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그런데 2022년 3월 대선을 앞둔 이번 대선 경선에서는 현역 의원들이 유독 힘을 못 쓰고 있다. 역대 대선과 달리 존재감이 그리 강하지 못한 것이다.

이는 영입 숫자와 경선 지지율이 반드시 비례해서 나타나지 않는 것에서 잘 알 수 있다. 국회의원 대선 캠프 무용론이 일 수 있는 상황이다.

국회의원 무용론은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는 대통령 경선이 국감 기간에 치러진다는 점과 코로나 19로 인해 초선 국회의원들의 당원 장악력이 역대 최악이라는 점이다.

우선 국회의원 무용론의 이유는 이번 대통령 후보 경선이 국회 국정감사 기간에 치러지는 사실상 첫 사례라는 점이다. 역대 대통령 선거는 12월 중순 경에 치러졌기 때문에 보통 6~7월에 경선이 치러졌다. 국회의원들이 국감때보다는 상대적으로 캠프 활동이 자유로운 상황이었다.

지난 2017년 3월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2017년 5.9 대선에서도 3월 이후 경선이 치러졌기 때문에 의원들은 대선 캠프 활동에서 자유로웠다. 하지만 이번 2022년 3월 대선의 경우는 대선 후보 경선이 국감 기간에 치러짐에 따라 의원들의 활동에 족쇄가 채워졌다. 그나마 민주당은 국민의힘보다 대선 경선을 일찍 시작해 국감과 일정이 극히 일부 겹쳤을 뿐이다.

통상 거대정당들의 경우 국감 시기에는 이미 후보가 결정된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번 대선 경선의 경우는 매우 특이한 상황인 것이다.

국민의힘은 최근 대선 경선 2차 컷오프를 통해 본경선 후보를 윤석열,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4인으로 압축했다. 현역 의원이 선거 캠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본경선이 10월 내내 치러지면서 국감으로 인해 현역 의원들의 발이 묶이게 됐다.

더 큰 문제는 숙련된 보좌진 캠프 파견이 사실상 힘들어졌다는 점이다. 역대 대선에서는 의원실에서 보좌진을 캠프에 파견했지만, 이번에는 국감으로 인해 보좌진 인력 파견도 불가능해졌다.

현역 국회의원들이 대선 경선에서 큰 힘을 쓰지 못하는 두 번째 이유는 코로나 19 이후 치러지는 첫 대선이라는 점이다.

2020년 초선의원들이 대거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하지만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공식행사 등이 대폭 축소되면서 제대로 지역주민을 만나기 힘든 상황이 됐다. 결국 국회의원 당선 이후 지역민들을 제대로 만나지 못한 ‘비대면’ 국회의원인 셈이다.

또한 초선 의원의 경우 현재 지역구 내 기초·광역의원 및 단체장은 전임 당협위원장이 공천한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조직 장악이 안되어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국회의원이 A 대선후보를 지지할 경우 지역 내 국회의원의 경쟁자들은 B 대선후보를 지지해 국회의원 영입이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당초 민주당 경선에서 캠프 참여 국회의원 숫자에서는 밀리지 않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지지율에서 바닥을 헤맸던 것도 이와 같은 이유가 있지 않을까.

2022년 대선은 기존 방식과 다르다. 하지만 일부 캠프들은 전·현역의원 영입에 사활을 거는 등 기존 방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제는 현역의원 환상에서 깨어나야 하지 않을까.
손경호 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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