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장성동재개발 사업 ‘대장동 사건’ 판박이 되나
  • 신동선기자
포항 장성동재개발 사업 ‘대장동 사건’ 판박이 되나
  • 신동선기자
  • 승인 2021.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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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업자들 천문학적 이득 취하는 ‘대장동 사건’ 재연 우려
16년 만에 열린 주민보상협의회 위원장인 부시장 불참 회의 무산
청산인 “시가 현실적 보상중재 적극 나서야…어물쩡 넘어가선 안돼”
시 “보상협의회 의결기구 아닌 협의체…대장동 개발과 사안 달라”
포항시청 전경. 뉴스1
포항시청 전경. 뉴스1
포항 장성동재개발 사업이 지난 2005년 시작된 이후 16년 만인 최근 주민 보상을 위한 협의회가 열렸지만 위원장인 포항시 부시장이 불참하는 바람에 회의가 무산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번 사업으로 인해 포항에서도 성남시 대장동 재개발 사업과 같은 천문학적 민간업자 이득이 재연될 우려가 있다며 포항시가 보상협의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사업은 포항에서 처음 실시되는 재개발 사업으로 경북에서는 구미에 이어 두 번째로 시행되는 사업이다.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은 같은 도시정비법을 적용 받지만 재건축은 수용대신 명도소송으로 진행되는 반면 재개발은 수용할 수 있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재개발은 토지보상법에 따라 지방토지수용위원회에서 결정되면 조합은 감정평가액을 공탁을 걸어 강제수용절차를 밟아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12일 공익사업 토지보상법(공토법)에 따르면 조합원 50인 이상과 개발면적 10만㎡ 이상은 보상협의위원회를 설치하고 지자체 부시장이 위원이 돼 보상평가를 위한 사전 의견수렴과 토지 소유자가 요구하는 사항을 협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장성동재개발과 관련한 보상협의회는 지난 6일 현금청산자 대표 6인과 조합 측 2인, 감정평가사 3인, 포항시 공무원 2인 등 모두 13인이 보상협의회 위원으로 참석해 회의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자리에 참여해야 할 협의회장인 포항시 부시장이 다른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청산인들은 위원장이 협상 첫날부터 불참한데 대해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더구나 다른 부서로 이동할 부서장을 보상협의회 위원장 직무대행으로 참석시킨데 대해 못마땅해 하고 있다. 청산인들은 이러한 과정이 보상협의회를 토지수용을 하기 위한 단순 수순으로 적당히 넘어가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장성동재개발 사업은 장마철 상습 침수피해 지역인 장성동 주택지에 대해 진행된다. 해당 조합은 지난 2018년 12월 개발사업계획인가로 보상협의를 위해 주민 토지와 건축물에 대한 감정평가를 실시했다. 이후 2019년 5월부터 조합원 분양을 실시했으나 850가구 주민 가운데 절반에 달하는 400가구가 분양을 포기하고 현금 청산을 신청했다.

주민들은 분양을 포기한 이유에 대해 당시 시세보다 높은 분양가 950만원을 꼽았다. 또한 2017년 포항지진 여파로 분양 당시 부동산 가격은 하락했고 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2700가구에 달해 분양전망이 어두웠기 때문에 현금청산을 하고 떠난 원주민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합은 ‘분양 마감 후 150일 이내 분양 미신청자에 대한 현금청산을 하라’는 규정에도 2년간 현금청산을 이행하지 않아 부동산 가격은 2배 이상 폭등했다.

청산인 관계자는 “최근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이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른 이유는 원주민 토지를 헐값에 수용해 고가 아파트를 분양하는 방식으로 민간사업자가 천문학적 이득을 취했기 때문”이라며 “포항에서 가장 인구가 많고 입지가 우수한 장성동 재개발이 대장동개발 사태처럼 재연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외지인 투자로 일반분양가가 올라가고 프리미엄이 붙으면 민간 투자는 엄청난 이득을 챙기게 된다. 반면 주민들은 현실보상에서 소외당하고 있는 처지”라고 토로했다.

박정원 장성동재개발청산자보상대책 위원장은 “포항에서 처음 시행되는 재개발정비사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 인허가 기관인 포항시 관계부서가 보상중재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용희 장성동재개발조합장은 “과거 분양마감 150일 이내 현금청산을 하도록 규정돼 있었으나 신법에는 조합이 재정적인 문제로 인해 현금청산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지자체 관리처분인가 이후 150일로 변경됐다”며 “분양마감 후 150일 이내 현금청산 규정을 어겼다는 주민들의 주장은 법 해석의 오류”라고 지적했다.

포항시 공동주택과 정성구 팀장은 “보상협의회는 조합과 감정평가사, 원주민 등이 모여 보상을 협의하는 협의체로 보상금액을 결정하는 의결기구가 아니다”며 “성남시 대장동개발과는 성격과 모든 면에서 다르다. 포항시가 보상금액에 대한 중재에 나설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한편 조합은 지난 4월13일 포항시로부터 장성동재개발사업 관리처분 인가를 받았다. 이후 지난 7월 현금 청산인들에게 ‘올해 2018년 감정가로 청산금을 지급과 9월 30일까지 이주하라’고 통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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