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풍경(II) ‘토끼와 오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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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풍경(II) ‘토끼와 오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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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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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는 전 세계에 걸처 30종이 넘는 굴토끼류인 ‘집토끼’와, 굴을 파지 않고 사는 멧토끼류인 ‘산토끼’가 대세다. 토끼는 여간해서는 소리를 내지 않는 비교적 과묵한 동물이다. 그러나 위협을 느끼거나 고통스러울 때는 신음 소리나 비명을 지르기도 한다. 애완토끼의 경우 기분이 매우 나쁠 때는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내기도 한다. 특히, 토끼는 360도를 볼 수 있는 전후좌우 눈 때문에 도망치면 잡기가 매우 힘들다는 게 중론(衆論)이다.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정치판이 온통 토끼 사냥판 같다. 집토끼(보수층)와 산토끼(중도·진보)의 한판승부는 자신의 진영을 지키면서 동시에 다른 토끼들을 몰기 위해 결투하는 모양새다. 마치 저마다 무분별한 주장을 내세우는 백가쟁명식(百家箏鳴式) 싸움판 같다. 승자와 패자는 분명하게 결정되는터라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요즘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7시간 반짜리 영상의 몰아보기도 큰 인기다. 이 게임에서 패자는 목숨을 잃고 승자만 456억 원의 거액을 차지하는 게임이다. 빚더미에 앉은 인물들이 참여하는 이야기로,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장면으로 가득 차 있다. 1달 만에 무려 1억 1100만 가구가 시청하여, 넷플릭스 총 구독자 수가 2억90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까지 총 구독자의 절반 정도가 이 시리즈를 본 셈이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속의 슬픈 현실, 그 해결책은 무엇일까? 드라마 속 게임 참가자들은 이판사판의 심정으로 인생 역전을 꿈꾼다. 그 과정에서 편법을 쓰거나 다른 사람을 속이기도 한다. 반면 선(善)한 마음을 가진 몇몇 참가자들은 약자에게 손을 내미는 모습도 보여준다. 극심한 압박 속에서도 ‘협동’으로 불리한 상황을 끝내 극복한다. ‘오징어 게임’에서 엿본 사회적경제의 가치는 곧, ‘연대와 협력‘이 아닐까?

문제는 ’파레토 효율(效率) 또는 파레토 최적(最適)‘이란 게임이론과 같다. 경제적 효율성과 수입의 분배 문제다. ’파레토 효율성‘은 하나의 자원 배분 상태에서 다른 사람에게 손해가 가도록 하지 않고서는 어떤 한 사람에게 이득이 되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듯, ’우리가 살면서 아무리 나의 이익과 나의 성공이 중요하지만, 그 이익과 성공이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다’라는 주인공의 교훈이 참 인상적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세계 83개국에서 1위를 기록하면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넷플릭스가 한국의 제작진이 만든 오리지널 드라마에 투자해서 성공적인 결과를 만든 사례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수익은 그들이 챙기는 셈이다. 무척 아쉽다. 안타깝지만 아직은 주도권이 없다. 그러나 한국의 콘텐츠들은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결국은 토끼는 ‘공정한 게임’으로, 오징어는 ‘콘텐츠 자체가 가진 힘’만으로, 정정당당하게 게임을 해야 한다. ‘공정과 연대와 협력‘이 ’토끼와 오징어‘ 게임의 진정한 교훈이 아닐까 싶다. 김영국 계명대 벤처창업학과 교수/칼럼니스트/Saxopho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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