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대 할머니의 쓸쓸한 ‘죽음’
  • 신동선기자
90대 할머니의 쓸쓸한 ‘죽음’
  • 신동선기자
  • 승인 2022.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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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동해면 거주… 15년전 남편과 사별 후 외부 단절
사회복지요원 신고로 발견… 오래전 숨진 것으로 추정
관계자 “무연고 장례 치러질 수도… 친인척 나타나길”

포항시 남구 동해면 한 아파트에서 홀로사는 90대 할머니의 쓸쓸한 ‘죽음’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 할머니는 지난 2006년 남편과 사별한 뒤 15년 동안 홀로 지내다 쓸쓸한 죽음을 맞아 노인의 ‘고독사’가 또 다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13일 포항남부소방서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6시 5분께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서 숨진 채로 경찰과 구급대원들에게 발견됐다.

발견 당시 할머니의 시신은 부패가 상당히 진행돼 오래전에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전기장판 등 온열기기가 켜져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할머니가 숨진지도 일주일이 훨씬 넘었을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만약 온열기가 켜져 있지 않았더라면 한 달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 가능성도 있다.

이 할머니는 남편과 사별 뒤 주변 사람들과 친분을 맺지 않고 홀로 집에서 주로 보냈다. 할머니의 사정을 정확히 아는 이웃들도 없었다. 자녀도 없이 홀로 사는 할머니의 딱한 사정을 아는 아파트 관리소장만이 가끔 들리곤 했다.

주변 이웃에 따르면 할머니의 친구가 같은 포항에 살고 있지만 시내 쪽이어서 연락이나 왕래가 잦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8월 동해면 행정복지센터가 지역민 생일 이벤트를 하고자 노인들을 살피던 중 이 할머니를 찾게 됐고, 이때부터 사회복지 공무원들이 할머니 집을 자주 방문하는 등 관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할머니는 공무원들의 도움을 받고 싶지 않은 듯했다. 지난해 9월 등 공무원들의 수차례 방문에도 문을 걸어 잠그고 열어주지 않았다. 지난 6일에도 공무원이 할머니 집을 찾았지만 방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동해면 사회복지 공무원은 A씨가 오랫동안 연락이 닿지 않자 지난 11일 경찰에 신변확인을 요청했고, 119구조대원들과 함께 현장을 찾아 강제로 문을 열었다. 하지만 이미 할머니는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동해면 관계자는 “사회복지부서에 오래 근무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겪어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할머니의 장례도 무연고자로 치러질 수 있어 그게 더 슬프다. 친인척이 나타나 시신을 수습해준다면 다소 위안이 될 것 같다”고 했다.

한편 경찰은 할머니가 병사 또는 자연사한 것으로 보고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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