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원전 정책의 이중잣대
  • 나영조기자
脫원전 정책의 이중잣대
  • 나영조기자
  • 승인 2022.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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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돋보기
외국선 한국형 원전 최고 자랑하면서
정작 국내에선 탈원전 고수 이율배반
울진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 중단
국내 탈원전 외국선 어떻게 생각할까
안전·경제성 충족하고 기술력도 최고
탈원전 정책 이 시점서 바꿔야 여론
원전 수출 위해 탈원전 고집 꺾어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형 원전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성과 안전성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사우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의 회담에서 한 말이다.

국내 원전시장은 脫원전으로 산산조각 내놓고 해외에서는 한국형 원전기술이 최고라고 자랑하고 나선 것이다. 이율배반적인 행동이다. 울진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을 중단시킨데 이어 경주 월성원전 1호기도 가동을 중단시킨 것과 정면 배치되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의 말대로라면 울진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을 즉각 재개해야 하고 경주 월성원전 1호기도 가동시켜야 한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아랍에미리트 바카라 원전을 상업운전까지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가 있다”고도 자랑했다. 모두 맞는 말이다. 국제 선발주자는 아니지만 한국형 원전기술은 어느 국가와도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원전산업의 양대 축인 안전성과 경제성을 모두 갖춘 우수한 기술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해외에서의 이런 발언은 원전 집적지인 경북의 경주와 울진군민들에게 분통을 터뜨리게 하는 일이다.

나라 밖에서는 ‘바른 소리’를 하면서 정작 국내에서는 왜 침묵하고 있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외국에선 그토록 한국형 원전을 자랑하면서 ‘왜 국내에선 탈원전을 하고 있나’라고 묻고 싶은 것이다. 대통령 본인 말로 “한국형 원전의 안전은 최고”라고 자랑하면서 그 숱한 논란과 비판에도 자신의 뜻을 번복하지 않고 있는 탈원전 정책은 그럼 뭔가.

경제성 문제도 따져 볼 일이다. 전력에서 경제성은 핵심 요소다. 산업 경쟁력까지 좌우한다. 신재생 에너지가 과연 친환경이냐는 논란도 적지 않지만, 현재 기술로는 원전과 경제성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원전이 세계 최고의 경제성’이란 대목도 이런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한국 원전 자랑’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개월 전 유럽의 슬로바키아 총리와의 회담에서도 한국형 원전을 자랑했고 앞서 체코 총리와 만났을 때도 “한국형 원전은 40년간 단 한 건 사고도 없었다”고 치켜세웠다.

한국형 원전이 해외로 진출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멀쩡한 국내 원전을 영구 정지시키고, 신기술로 건설 중인 울진 신한울 3·4호기를 중단시킨 것과 대조되는 이중잣대를 다른 나라에는 어떻게 생각할까.

탈원전으로 인한 연구·개발 역량의 위축과 원전산업 생태계 훼손은 새삼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 중국의 ‘원전굴기’, 일본의 원전 재확대 정책 같은 국제 흐름도 그렇고 ‘탄소 감축’ 과정에서 각국이 원전 중요성에 다시 주목하는 것도 정책에 참고해야 한다. 원전 담당 공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친환경·안전’이란 뒤늦은 보고서를 냈다.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반기를 든 셈이다. 이 분야 공직자나 원전 종사자들이 이제 대통령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껏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

이런 판국에 탈원전 정책을 언제까지 고수할 작정인가. 임기 끝까지 안 바꾸고 끌고 갈건지. 억지와 모순투성이의 탈원전 정책을 이 시점에서 바꾸는게 모양새가 좋아 보인다. 그래야 말과 행동이 일치하게 되는 것이다.

해외에 더 많은 한국형 원전을 수출하려면 지금부터라도 탈원전 고집을 꺾는 게 국가나 국민을 위해서도 좋다. 또 고통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울진군민과 경주·창원시민들의 생존권 차원에서라도 바람직한 일이다.

나영조 동부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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