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 이진수기자
포항의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 이진수기자
  • 승인 2022.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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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산업화, 50년 시대정신
이제 산업다변화·환경·의료
문화가 새로운 포항 시대정신
6월 지선후보자들 담론 필요
지난 100년 우리 현대사를 이끌어온 시대정신은 세가지였다. 독립된 국가와 사회를 이루려는 민족해방이다.

해방 이후에는 빈곤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산업화, 그리고 자유 평등 인권을 누리려는 민주화다.

사회학자 김호기 교수는 민족해방, 산업화, 민주화를 한국 100년의 시대정신이라고 했다.

우리는 이러한 시대정신을 다 성취했다. 세계사에서 이례적인 것으로 이는 국민의 저력이다. 다음 시대정신은 복지사회, 일류국가일 것이다.

시대정신은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가치의 집약이다.

국가에서 지역으로 옮겨보자. 경북 포항은 1949년 포항시로 승격됐다. 그동안 포항의 시대정신은 무엇이었을까.

개인적으로 철강의 산업화라는 생각이다. 나라가 굶주림에 허덕이다 보니 지역도 다를 바 없었다. 절대빈곤의 현실에서 1968년 포스코가 빛으로 찾아왔다.

포스코의 쇳물은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전방산업에 큰 힘을 보탰다. 철강으로 한국의 산업화가 시작됐으며, 나라의 부가 한 단계씩 올라갔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철강 성지 포항도 기지개를 켰다. 일자리를 찾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들자 동해안의 어촌인 포항은 발전을 거듭했다.

1961년 87달러인 1인당 국민총생산(GNP)이 1979년에는 1597달러로 증가했다. 포항의 철강이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한 것이다.

철강 산업화의 시대정신이 50년 넘는 세월이 흘렸다. 새로운 시대정신을 찾아야 한다. 이제 포항의 시대정신은 산업구조 다변화, 환경, 의료, 문화라 생각한다.

포항은 아직도 철강 일변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4차산업 시대를 맞아 첨단과학산업 중심의 산업구조 다변화가 절대적이다.

1∼3차산업이 각 단계를 넘는데 수백 년의 시간이 소요됐지만, 3차에서 4차산업 전환에 몇 년이면 될 정도로 세계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철강이라는 기존 먹거리가 언제까지 지속가능할지 장담할 수 없다. 가까운 울산은 오래전부터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이라는 3개 기둥으로 지역발전을 추구하는 것을 눈 여겨 보아야 할 것이다.

포항이 이차전지, 바이오, 수소, 로봇 등 첨단과학산업으로 신성장 동력을 추구하는 것은 뒤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이다.

에코프로, 포스코케미칼 등의 배터리 공장 설립으로 포항이 이차전지 선도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바이오산업도 방사광기속기와 포스텍,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등 지역 연구개발(R&D) 기관과 연계하면서 한 발씩 내딛고 있다.

삶의 1차 요소인 경제에 여유가 있으면 인간은 쾌적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문화생활을 즐기게 된다.

포항이 산업화로 고도성장을 이루었지만 환경오염의 그늘이 짙다. 도시 숲 조성과 2000만 그루 나무심기를 하고 있으나 탄소중립의 깨끗한 공기는 요원하다.

갈수록 심화되는 기후 위기에서 벗어나 산업도시 포항을 쾌적한 환경으로 바꾸어야 한다. 기업의 자율적 환경개선과 포항시의 적극적인 환경대책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수년전부터 추진해온 연구중심 의과대학 설립이 성과를 거두어야 한다. 큰 병에 걸리면 서울 등 대도시 병원을 찾아야 하는 불편과 부담은 상당하다.

더욱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가 얼어 붙을 정도이다. 대규모 감염병이 언제 닥칠지 모르는 현실에서 의과대학 설립이 현재나 미래에 있어서도 중요하다.

지속적인 문화정책과 포항문화재단 출범으로 포항이 법정문화도시로 지정되는 등 문화 불모지에서 벗어나고 있다.

가요, 영화 등 대중문화에 대한 시민들의 선호도가 상당한 반면 클래식은 일부 마니아 층에 한정돼 있다. 클래식 저변을 위한 포항시립교향악단과 합창단의 노력이 요구된다.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기량 향상과 창의성이 요구되며, 지자체의 행정적 지원도 확대되야 할 것이다.

K팝을 비롯해 드라마·영화 등 우리의 대중문화 콘텐츠들이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2020년 문화콘텐츠 수출액은 세계 7위로, 문화콘텐츠 산업이 한국경제의 신성장 동력이 됐다. 포항이라고 마냥 우물 안에 있을 수 만은 없다.

환경, 의료, 문화는 정치, 경제와 함께 우리 사회의 중요한 구성 요소이다. 시대정신은 시민의 삶을 실제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 때 자신의 의미를 완성한다.

최근 광풍과도 같았던 제20대 대선이 막을 내렸다. 선거 시계는 6월 1일 지방선거로 향하고 있다. 후보들이 잇따라 포항시장 출마를 선언하는 등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다.

이들이 산업구조 다변화와 환경, 의료, 문화가 포항의 시대정신이라 생각한다면 이에 대한 진지한 담론과 준비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진수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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