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 그리고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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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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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대전환의 시대다. 전지구적 감염병 위기와 기후 위기는 지금까지 우리가 견지해온 인간 중심의 삶과 성장 중심 삶에 대한 뼈아픈 반성과 대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도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글 보다는 영상을 통해, 오프라인 보다는 온라인 공간을 통해 우리는 더 많은 소식을 접하고 소통한다.
올해는 특히 정치적인 대전환도 예고되어 있다. 얼마 전 우리는 대통령 선거를 치렀고, 얼마 후에는 지방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누구의 당선 여부와 상관없이 중앙과 지역 모든 차원에서 이루어질 정치적 변화는 상당한 정책 변화와 그로 인한 일상의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이러한 전면적 대전환의 시기에 중요하지 않은 것이 어디 있겠냐 만은 그래도 내게 가장 중요한 세 가지만 꼽으라면 나는 단연 ‘교육, 교육 그리고 교육’이라 말하고 싶다. 사실 이 표현은 1996년 영국 노동당의 대표 토니 블레어가 총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차기 정부의 세 가지 우선순위를 말하며 사용한 표현이다. 토니 블레어는 대처의 신자유주의 정책 결과 만연한 개인주의 등으로 와해된 사회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한 중요한 요인이 교육이라는 인식에서 이 표현을 사용했다.
나는 교육이 지극히 개인적인 성취의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의 질적 수준 및 변화와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 따라서 교육자만이 아니라 정치적, 사회적 활동을 하는 많은 이들이 더욱 교육에 관심을 갖길 바라는 간절함으로 이 표현을 곧잘 빌려 쓴다.
하물며 우리가 경과하고 있는 이 대전환 시기에는 더더욱 교육이 중요하다. 교육을 통해 우리는 기존의 지식과 경험을 확장하고 이를 밑거름 삼아 혁신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며 더불어 그러한 변화 속에 미래를 살아갈 힘을 얻는다. 보다 중요하게는 교육을 통해 우리는 앞으로 우리에게 어떠한 변화들이 필요한지 즉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함께 모색할 기회를 가진다.
교육은 성장의 과정 중에 있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본질상 항상 ‘미래’를 내포하고 있다. 특히 가히 쓰나미급 규모와 초음속급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 중심 사회를 살아갈 이들에게 필수로 요구되는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일은 미래교육의 핵심과제라 할 수 있다.
최근 소위 ‘미래교육’ 담론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공지능 교육이나 코딩 교육과 같은 각종 ‘에듀테크’를 활용한 교육에 대한 논의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디지털 중심 사회에서 디지털 문해력을 갖추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디지털 문해력에 대한 논의가 주로 디지털 도구를 다루는 기능적 영역에 국한된다면 미래를 주도적으로 살아갈 통합역량을 갖추기보다 디지털 사회의 하위 기능인을 양산하는 교육에 갇힐 수도 있다.
디지털 중심 사회는 자율, 분권, 네트워크를 특징으로 한다. 다시 말해 ‘분권화된 네트워크 속에서 자율적 존재’로 살아가는 능력이 요구된다. 수직적 관계보다는 수평적 관계, 네트워크가 유지되기 위한 전제인 다양성을 인정하며 소통할 줄 아는 능력, 자율적 존재의 동전의 양면같은 주체적 삶의 태도가 미래사회를 살아갈 필수역량이 된다. 이런 역량을 갖출 때 디지털 기능인이 아닌 디지털 창조인이 될 수 있다.
지식을 암기하여 습득하는 능력이 중심인 시대가 아니라 다양한 디지털 매체에 넘쳐나는 지식들 중 필요한 것을 찾아내고, 활용하고, 새로운 지식으로 창조하는 능력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일 역시 비판적 사고와 협력적 태도를 가질 때만 가능해진다. 그런데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이러한 역량은 우리가 민주시민의 역량과 태도라 불러왔던 것들과 겹치거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 교육은 자라나는 세대가 기성의 사회질서에 자연스럽게 편입되도록 돕거나, 생산적 활동 특히 경제활동에 필요한 자격을 갖추도록 하는 기능에 몰두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는 사이 자신의 고유함을 함께 살아가는 이들과의 관계 속에서 조화롭게 풀어내며 개인의 실현과 공동체적인 발전을 동시에 꾀하는 그런 민주적 시민으로서의 성장 기회는 좀처럼 갖기 어려웠다.
다행히 혁신학교나 민주시민교육이라는 이름들로 설명될 수 있는 여러 노력들 덕분에 우리는 이전보다 훨씬 더 민주적인 학교를 가질 수 있게 되었고 미래를 준비하는 배움의 기회도 더 많이 가질 수 있었다.
대전환의 국면 속에서 우리는 더욱 과감한 상상과 대담한 변화의 노력을 요구받고 있다. 몇몇 열망을 가진 교육자들 만에 의한 변화가 아니라 새로운 사회를 위한 교육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전 사회적 차원의 논의와 근본적인 변화가 시급하다.
이 점에서 지난해 11월 유네스코가 펴낸 교육 보고서는 매우 시의적절한 제안들을 담고 있다. ‘함께 그려보는 우리의 미래: 교육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오늘날 인류와 살아있는 지구의 미래가 중대한 위험에 처한 상황에서 우리는 공동의 도전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교육을 시급히 재구상해야만 한다.
구체적으로 우리는 교육의 공공목적에 대한 공동의 비전을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사회 전체의 노력 즉 ‘교육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을 준비해야 한다. 협력과 협동, 연대의 원칙 아래 모두가 평생 동안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동시에 정의롭고 형평성있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교육을 실천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단순한 공공재정의 투입을 넘어 모두가 함께 교육에 관한 논의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런 점에서 교육은 ‘공동재’가 되어야 한다. 그동안 교육에 있어 수동적 객체로 여겨져 온 학생들이 능동적인 배움의 주체로 곳곳에서 더 많은 목소리를 보다 자유롭게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그러고 보니 올해는 교육 영역에도 굵직한 변화들이 예상된다. 새로운 정부(교육부)도 곧 출범하고, 올 7월에는 많은 이들이 오랫동안 염원해온 국가교육위원회 또한 출범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교육부나 교육청, 그리고 단위학교의 역할들이 재설정될 것이다. 또 올해 말에는 우리가 학교에서 무엇을 어떻게 배울지 담고 있는 교육과정이 새롭게 개정되어 고시될 예정이기도 하다. 그러니 정말로 더 늦기 전에 새로운 사회를 위한 교육, 교육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을 모두 함께 고민해야 할 때이다.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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