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깜깜이’ 교육감 선거 맹점 여전
  • 경북도민일보
또 ‘깜깜이’ 교육감 선거 맹점 여전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22.05.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1지방선거가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동시에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가 여전히 ‘교육 정책 변별력’ 경쟁이 아닌 얄팍한 ‘인지도 다툼’에 그치는 등 또다시 한심한 ‘깜깜이’ 선거전을 연출하고 있다. 정치적 중립을 명분으로 정당 공천이 배제됐지만, 이념논쟁은 갈수록 심해지는 추세다. 시대에도 맞지 않고 교육자치라는 본질적 목표 달성에도 역부족인 교육감 선거 제도에 대한 일대 혁신은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다.

대구교육감 선거는 현 교육감인 강은희 후보와 엄창옥 후보가 맞대결을 펼치고 있고, 경북교육감 선거에서는 현 교육감인 임종식 후보가 임준희·마숙자 후보와 3파전을 벌이는 중이다. 그러나 교육감 후보들이 더 나은 교육 정책을 놓고 유권자들에게 어필하는 선거전략은 좀처럼 시도되지도 먹히지 않는 상황이다. 평소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대개 유권자들로서는 어떤 후보를 선택하는 게 옳을지 합리적으로 결정하는 일 자체가 난감한 게 현실이다.

교육감 선거는 후보자 이름도 별도 기호 표시 없이 교호 순번제(순환배열)로 정해 세로형이 아닌 가로형으로 배열한다. 따라서 기호를 앞세우는 정당 후보와 달리 지역구 기초의원 선거구별로 배열순서가 달라진다. 결국은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회 의원들을 뽑는 선거의 부록처럼 치러지는 선거가 돼버린 교육감 선거는 ‘인지도 전쟁’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018년 7회 지방선거 이후 공개한 유권자 의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육감 선거에 관심이 없다는 응답이 56.4%로 절반을 넘겼다. 이번 6.1지방선거에서 뭔가 달라졌다는 증거는 전혀 발견되지 않고 있다. “만약 교육감 선거가 시도지사 선거와 분리돼 치러진다면 투표율은 10%대에 그칠 것”이란 분석마저 나올 지경이다. 아이들과 지역, 국가의 미래가 걸린 중차대한 교육감 선거가 이렇게 유치한 엉터리 ‘로또 선거’라니, 생각할수록 모골이 송연해진다.

전국적으로도 보수·진보가 딱 나뉘어서, 복잡한 단일화 논쟁과 정치꾼 세력의 고소·고발전과 함께 저질 파쟁을 뺨치는 복마전을 펼치는 방식의 교육감 선거는 시급히 개혁돼야 한다. 정치적 중립은커녕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으로 이념전쟁을 일삼는 현행 제도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지자체장이나 교육위원회가 교육감을 임명하는 영국·독일·일본 등처럼 개선하거나 최소한 시·도지사 러닝메이트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어쨌거나, 이번 선거에서 ‘똑바른’ 교육 수장들이 잘 뽑혀야 할 텐데 자못 걱정스럽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