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급상승 부작용 성찰할 시점
  • 경북도민일보
최저임금, 급상승 부작용 성찰할 시점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22.06.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년도 최저임금 법정 심의 시한이 턱밑에 다다르도록 최저임금위원회가 갑론을박만 지속하고 있다. 노동계는 높은 물가상승률을 들어 큰 폭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경영계는 가뜩이나 어려워진 기업환경 속에 더 이상은 감당키 어렵다는 하소연이다. 최근의 경제환경을 살펴볼 때 근년 우리가 겪어왔던 최저임금 급상승 부작용 현상들을 충분히 반추해야 한다. 매년 노사 간 무한 힘겨루기로 몰아넣는 지금의 결정구조도 이만저만 문제가 아니다.

2023년 최저임금을 18.9% 올려 시간당 1만 890원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들은 4% 후반대인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근거로 들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임금발 인플레이션’ 우려를 묵살하고 최저임금을 10% 인상해도 전체 임금은 약 1%, 물가는 최대 0.2~0.4% 상승에 그친다는 분석을 앞세운다.

그러나 경영계는 국내 중소기업 절반이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된 상황에서 최근 5년간 물가상승률(8.2%)을 압도해 41.6%나 오른 최저임금을 더 올려줄 여력이 없다고 호소한다. 우리 최저임금은 중위 임금의 62%로, 일본(46%)·미국(27%)보다 훨씬 높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지난 2017~2020년 데이터를 근거로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올리면 최대 16만5천 개, 1만890원으로 인상하면 최대 34만 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근로자의 1인당 연평균 급여는 2000년 2만9천238달러에서 2020년 4만1천960달러로 43.5%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G5(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의 16.5% 증가 대비 2.6배에 이르는 수치다.

정말 안타까운 것은 최저임금위원회가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제 도입을 또 무산시킨 일이다. 모든 기업에 일률 적용되는 우리의 최저임금제는 초등학생과 대학생에게 똑같은 짐을 지우고 달리게 만드는 말도 안 되는 형식의 어리석은 제도다. 정치적 논리에 함몰돼 도무지 합리적인 사고가 작동하지 못하는 논의 결정구조가 참으로 한심하다.

궁핍한 노동자들의 삶을 증진하려는 노조의 주장에도 이유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과도한 임금 인상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트리플 위기, 퍼펙트스톰 국면에서 국가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최저임금 포퓰리즘’으로 생산성을 후퇴시킨 과거 정부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도록 성찰하면서 지혜를 발휘할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