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정치 모두 비정상 ‘국민’ 노릇이 부끄럽다
  • 경북도민일보
여야정치 모두 비정상 ‘국민’ 노릇이 부끄럽다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22.08.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쩌다가 이 나라 정치가 이 지경까지 왔을까. 독특한 정치 문법을 쓰는 젊은 당 대표를 소화하지 못하는 여당의 내부분열이 끝 간데없이 확대되고 있다. 재보선·대선·지방선거를 모두 패배한 제1 야당은 유례없이 대선 패장(敗將)을 압도적 지지로 당 대표에 옹립하는 해괴한 전당대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정치인들 시야에서 피폐한 민생은 아예 사라진 듯하다. 비상식·몰상식이 판치는 이 천박한 정치환경 속에서 차라리 ‘국민’ 노릇이 부끄러울 지경이다.

비대위 출범 등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들을 향해 분노를 쏟아냈다. 저주에 가까운 악담을 섞어낸 그의 무차별적 험구는 가히 충격적이다. 특히 “저에 대해서 ‘이 XX’, ‘저 XX’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당 대표로서 열심히 뛰어야 했던”이라는 직격으로 윤 대통령을 겨냥한 대목은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정부·여당은 과연 펼쳐진 최대의 난국을 헤쳐 나갈 묘수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앞길이 캄캄해 보인다. 강을 다시 건널 나룻배마저 불살라버린 듯한 이준석의 막장 언행으로 인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수습할 여지마저 희박해진 형국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민주당의 8·28 전당대회 전국 순회 경선 권리당원 누적 득표율에서 이재명 후보가 70%를 훨씬 넘는 수치로 압도적 선두를 달리는 중이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을 넘어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묘사까지 등장했다. 민주당 당헌 80조 ‘기소 시 당직 정지’ 조항을 ‘1심 유죄를 받을 경우 당직 정지’로 개정하려는 수상한 움직임이 논란의 핵심이다. 여러 가지 혐의로 수사 대상이 된 이재명 의원을 위한 맞춤형 개정으로서 사당화(私黨化) 술수라는 비판이 흐드러지지만 그대로 굴러갈 개연성이 높다.

대통령까지 휘말린 집권 여당의 내홍은 종착역을 알 수 없도록 지루하게 덜커덩거리며 소음을 양산할 게 뻔하다. 민주당은 사법리스크가 분명한 이재명 의원을 당 대표로 세워놓고 극한 정치투쟁을 펼칠 태세다.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국가와 정치의 존재 이유는 ‘국민을 보다 잘살게 하기 위함’이다. 첨예해지는 국제정치 형세에다가 혹심한 경제난 위협 속에 극도로 피폐해진 민생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이제는 하루빨리 정치를 ‘비정상’에서 ‘정상’으로 돌려놓아야 한다. 이러다가 나라가 그예 망하지나 않을까 한걱정에 빠진 민초들의 탄식이 그들 귀에는 정말 들리지 않는 것인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