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포스코 100년 동반자로 거듭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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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포스코 100년 동반자로 거듭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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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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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우리민족은 재난이나 가난, 질병 등 어려움에 처했을 때 서로 돕는 미풍양속이 있었다. 조선시대에는 향약(鄕約)이라는 자치규율을 만들어 재앙을 당했을 때 서로 돕는 환난상휼(患難相恤)의 덕목을 실천했다. 평소에는 이웃끼리 사소한 이해관계로 갈등과 대립을 하다가도 막상 한 쪽이 어려움에 처하면 물불 안 가리고 나서서 돕는 게 우리네 인정(人情)이다.

이러한 상부상조 정신은 1907년 일제로부터 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국채보상운동으로 이어졌으며, 1997년 IMF 외환위기 사태가 닥치자 외환보유고를 늘리기 위해 범국민적으로 대대적인 금 모으기 운동이 전개되기도 했다.

5년 전 포항지진이 발발했을 때도 이런 정신은 재현됐다. 또 지난 6일 제11호 태풍 ‘힌남노’ 내습으로 인한 물난리로 포항에 엄청난 재난이 발생하자 전국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모여들어 복구작업에 동참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기업, 공공기관, 시민 등 각계각층에서 성금도 답지하고 있어 태풍 피해 복구와 이재민 지원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렇다고 포항시가 마냥 도움만 받은 것은 아니었다. 태풍 ‘힌남노’ 내습으로 포스코 포항제철도 사상 최악의 침수 피해로 천문학적 손실을 입자 이강덕 포항시장은 피해지역 복구를 진두지휘하는 와중에도 연일 포항제철소를 비롯한 철강공단을 찾아 지역기업 피해 최소화와 복구 대책을 위해 동분서주 했다.

지난 15일에는 포스코 본사를 찾아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과 만나 조속한 피해복구와 조업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 마련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포스코 측은 포항시에 흙탕물 제거를 위한 버큠카(준설차) 제공과 방역지원을 요청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바로 다음날 포항시는 포항제철소 내에 버큠카 3대를 긴급 투입해 하루에만 2만ℓ를 준설했다. 또 방역차량 20대와 연막과 분무 장비 50여 대, 읍면동 방역 봉사단 100여 명을 지원해 제철소 전체에 살균 소독을 진행했다. 시는 포스코의 조기 정상화를 위해 버큠카를 우선 배치하고 방역도 지속적으로 지원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세기 이상 동거동락 해온 동반자에 대한 지원이 뭐 그리 대수라고 얘기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이는 사정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포항시와 포스코는 올 들어 지주사 서울 설치와 소재지 포항 이전 문제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으며, 시민단체는 각종 집회와 현수막 게시 등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태풍 ‘힌남노’가 몰고온 기록적인 폭우로 포스코가 어려움에 처하자 포항시와 시민들이 마치 제 일인 양 피해 복구에 나선 것이다. 비록 이웃끼리 다투다가도 어려움에 처했을 때는 서로 돕는 우리의 미풍양속이 오늘날에도 면면히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상부상조 정신을 바탕으로 포항시와 포스코가 반세기를 넘어 100년 동반자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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