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포항 남·울릉)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2021년까지 4년 동안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청소년은 고등학생 388명(61.6%), 중학생 216명(34.3%), 초등학생 26명(4.13%) 등 모두 630명이었다. 경북지역에서 지난해 자살한 학생은 2018년 5명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난 13명이다. 이는 경기도(57명), 서울(28명), 인천(15명) 등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 가장 많은 숫자다.
청소년 자살의 원인으로는 가족 갈등, 부모에 의한 학대 등 가정 문제가 196건(23.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원인 미상 191건(22.6%), 학업·진로 문제 116건(13.7%), 정신과적 문제 94건(11.1%) 등의 순이었다. 자살을 시도하는 청소년의 90%가 우울증·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불안장애·품행장애 등 정신장애를 갖고 있으며, 이 중 80%가 우울증을 앓는다.
청소년기의 자살은 충동적으로 행해지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은 특히 자살 전에 자신의 자살 의도를 직·간접적으로 알린다고 한다. 무의식 중에라도 주변에 간절하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다. 어른들의 자살이 삶에 대한 포기의 한 표현이라면, 청소년들의 자살은 도움을 요청하는 절절한 몸부림으로 이해돼야 한다. 주변 사람들이 작은 관심으로 아이의 구조 신호를 알아차린다면, 그래서 손을 내밀어 준다면 자살 위기를 넘길 수 있다는 얘기다.
경북지역에서 자살 충동을 맞닥트리는 청소년들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은 그만큼 예방시스템이 허술하다는 증거다. ‘말할 안전한 공간’이 없는 환경에서 ‘어른들의 편견’에 갇혀 사는 아이들을 구해내야 한다. 동네 어른들, 부모와 할머니 할아버지, 교사들의 좋은 역할을 더 넓혀야 한다. 미리 준비하고 있어야 할 비밀스러운 세상일들도, 문제해결 방식들도 진지하게 들려줘야 한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비상벨’을 더 많이 설치하여 절망의 늪에 빠진 아이들을 구출하는 일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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