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수해를 政爭으로 소환한 ‘이상한 국감’
  • 모용복국장
포항 수해를 政爭으로 소환한 ‘이상한 국감’
  • 모용복국장
  • 승인 202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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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풍경
이강덕 시장·최정우 회장
행안위서 국감 증인 채택
태풍 힌남노 피해 관련해
포스코·포항시 책임 심문
포항 태풍피해 복구 위해
전국 자원봉사자 ‘구슬땀’
성금 기탁 온정도 줄이어
포항·포스코도 하나된 때
두 수장 국감 증인채택은
政爭으로 흐를 우려 크다

올해 국정감사가 다음 달 4일부터 24일까지 3주 동안 펼쳐진다. 여야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정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물밑경쟁에 들어갔다. 이번 국감은 윤 대통령 비속어 발언 논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재판 등 여여가 굵직한 정치 리스크를 안고 있어 한 치 양보없는 첨예한 공방이 예고되고 있다. 자칫 국감이 피감기관의 잘못에 대한 진단과 해결방안 도출보다 정쟁국감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이런 가운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내달 4일 열리는 행정안전부 국정감사에 이강덕 포항시장과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해 포항시민들과 포스코 근로자들이 고개를 갸우뚱한다. 여야의 정치적인 함수 속에서 이 시장과 최 회장은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인한 침수피해·재난대응과 관련해 증인에 포함됐다. 정탁 포스코 사장도 증인으로 출석해 포항제철소 침수대응 적절성에 대한 심문을 받는다.

국민의힘은 최 회장을 상대로 태풍 힌남노로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막대한 침수 피해를 입은 데 대해 경영진 책임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 소속인 이 시장을 상대로 포항시 책임을 따질 전망이다.

이번 힌남노 내습으로 인한 수해는 불가항력의 천재지변이라는 사실은 포항시민이라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힌남노 북상이 예고되기 바쁘게 이강덕 시장은 연일 비상대책회의를 개최하고 재해취약지구를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는 등 총력 대비태세를 기울였다. 포항시 관계공무원들도 해안가 저지대, 하천 공사현장을 비롯한 취약지역을 방문해 현장점검하는 등 만반의 대응을 했다.

태풍 대비는 포스코도 마찬가지다. 힌남노 상륙이 임박하자 포스코는 사상 최초로 전(全) 공정에 가동 중단 조치를 내렸다. 그 덕분에 대형 화재나 인명피해 등 대형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다. 침수로 인한 천문학적인 피해 규모에 비해 인명사고가 전무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11호 태풍 힌남노가 몰고온 폭우는 최근 20년 이래 최대 강우량을 기록했다. 일부 지역에는 시간당 최대 116.5㎜, 하루 최대 541㎜ 집중폭우가 쏟아졌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이로 인해 포항시 대송면과 장기면, 오천읍, 제철동, 청림동 등 남구지역은 극심한 침수피해와 함께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다. 포스코를 비롯한 포항철강공단도 2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포항시민은 좌절하지 않았다. 이강덕 시장을 비롯해 포항시 공무원은 추석 연휴도 반납하고 태풍 피해현장을 찾아 복구에 매달렸다. 경향 각지에서 포항을 돕기 위해 달려온 자원봉사자들을 비롯해 군 장병, 시민단체들도 피해 복구 봉사와 함께 태풍으로 발생한 막대한 생활 쓰레기의 수거 등 환경정비에 연일 구슬땀을 쏟았다. 수재민의 빠른 일상복귀를 돕기 위한 온정의 손길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 지주사 설치 문제로 대립각을 세웠던 포항시와 포스코는 힌남노라는 전대미문의 강력한 적(敵) 앞에서 다시 하나로 뭉쳤다. 이강덕 시장은 침수피해를 입은 포스코 돕기 위해 대규모로 흙탕물 제거 작업을 수행할 버큠카(준설차)와 방역봉사단을 지원해 피해 복구를 적극 도왔다.

포항시민들도 50년지기 포스코가 하루빨리 태풍 피해를 극복하고 정상으로 돌아오길 응원하고 있다. 지주사 갈등으로 포스코를 비난하던 도로변 현수막 자리엔 시민들의 응원 메시지가 담긴 현수막이 속속 내걸리고 있다. 포스코는 포항시의 지원과 시민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되고 있다며 감사를 표하고 있다.

이렇듯 포항시민과 포스코가 똘똘 뭉쳐 태풍 피해 복구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때에 두 수장을 한꺼번에 정쟁의 한 복판으로 끌어들인 정치권의 행태는 백 번 양보해도 이해 못할 일이다. 정치권이 진정으로 포항을 돕고 싶다면 피해복구와 수재민 일상복귀 지원을 위한 제도개선에 나서야 할 일이다.

모용복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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