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치유 불능 수준 우리사회 ‘안전불감증’ 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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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치유 불능 수준 우리사회 ‘안전불감증’ 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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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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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발생한 이태원 무더기 압사 비극은 우리 사회에 만연된 ‘안전불감증’ 고질병이 치유 불능상태에 다다랐음을 여실히 입증한다. 사고수습과 사후처리에 온 국민의 열성을 모아야 한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이런 후진국형 사고의 발생 원인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완벽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다. 또다시 순식간에 교훈을 까맣게 잊어버리거나, 정쟁 소재로 삼아 천박하게 내부분열을 작당하는 일만큼은 통제돼야 할 것이다.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인근에서 핼러윈을 맞아 몰려든 군중이 내리막길에서 밀려 쓰러지고 밟히면서 무려 150여 명의 인명이 희생되고, 80여 명이 부상을 당하는 유례 없는 참변이 일어났다. 대규모 인명 피해는 가파르고 비좁은 골목에 엄청난 인원이 몰린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참사가 발생한 장소는 해밀톤호텔 옆 좁은 내리막길로 길이는 45m, 폭은 4m 내외로서 실제로는 고작 55평 남짓에 불과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오전 발표한 이태원 압사 참사 관련 대국민담화를 통해 “소중한 생명을 잃고 비통해할 유가족에 깊은 위로를 드린다. 국민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마음이 무겁고 슬픔을 가누기 어렵다”면서 “정부는 국정 최우선 순위를 사고수습과 후속 조치에 두겠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세월호 침몰 이후 한국에서 발생한 가장 큰 인명 피해를 낸 사고”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N과 영국 BBC 방송을 비롯한 다른 주요 외신들도 이번 사건을 홈페이지 1면 톱기사로 다뤘다.

시중에는 마약 만연 때문이라느니, 아이들의 무분별한 질서의식 탓이니 하는 원인과 관련된 수많은 풍설이 나돌기 시작했다. 정치권이 이 비극을 또다시 정쟁 소재로 삼아 나라를 시끄럽게 만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등장했다. 아니나 다를까, 제1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남영희 부원장이 페이스북에 “(사고)원인은 청와대 이전 때문”이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이태원 무더기 압사 참극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될 대형사고였다. 대형 안전사고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미개한 수준의 안전의식이 반영되는 부끄러운 비참이다. 철두철미한 원인분석은 물론, 도무지 개선될 기미가 안 보이는 고질 수준의 ‘안전불감증’을 고쳐낼 확실한 방안까지 창출해내야 한다. 사고를 빌미 삼아 권력을 탈취하고자 하는 불순한 흑심만큼은 철저히 차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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