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대릉원에서
- 김성춘
대릉원은 여백이다
왕들이 떠나고
나도 어느 날 곧 그렇게 떠나겠지만
오늘은 살아서
그로테스크한 페허 속을 걸어 간다
그로테스크한 하루 속을 걸어 간다
포플라 나무 위 저 까치부부
왕들과 함께 산책중이다
무덤이 말한다
삶은 노루꼬리보다 짧은 여행이라고
오늘은 잠시
아름다운 푸른 색 섬광이 빛나는 별에 와서
현실과 초 현실의 경계를 걷는다
살아서 걷는 이 사소한 즐거움
삶은 아주 짧은 천국이라고
포플라 나무 가지 위 저 까치부부도
잘 안다
왕릉 옆 흰 구절초도
잘 안다
부산 출생
74년 심상 제1회 신인상 등단
시집, 『길위의 피아노』 외13권
최계락 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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