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권력에 물든 우리 시대를 비판한다
  • 손경호기자
돈과 권력에 물든 우리 시대를 비판한다
  • 손경호기자
  • 승인 2022.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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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서현 작가 첫 장편소설 「좀비시대」화제
좀비시대
돈과 권력에 물든 우리 시대를 정면으로 비판한 방서현 작가의 첫 장편소설 「좀비시대」(방서현 지음│리토피아 출판)가 화제다.

「좀비시대」는 학습지 방문교사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도권 교육에서 현실 세계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했던 연우와 수아. 그들은 이십 대 젊은이들로 교과서적인 지식은 많이 갖추고 있지만, 현실 세계에 대한 지식은 갖추고 있지 못하다. 자본의 세계에 대한 지식 역시 마찬가지다.

그들은 현실 세계에 대한 부푼 꿈과 환상을 품은 채 학습지 회사에 발을 내디딘다. 하지만 자본의 세계는 그들이 꿈꾼 세계와는 다르다. 자본의 세계는 디스토피아의 세계다. 그들이 보기에 현실 속 사람들은 다른 세상의 사람들 같다. 교과서에 나오는 선하고 바른 사람들과는 거리가 멀다. 현실 속 사람들은 인간이 아닌 어느새 좀비가 되어 있다. 좀비가 되어 자신들과 똑같은 좀비가 될 것을 요구한다. 자신의 이득을 위해, 자본 창출을 위해 좀비 바이러스를 전염시키려 한다.

작가 방서현은 학습지 방문교사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시대를 정면으로 비판한다. 물질만능주의 사상으로 사람들에게 더는 순수성을 찾아볼 수 없고, 양심 또한 사라지고 없다. 사람들은 모두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인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교묘하게 자신을 감추거나, 혹은 처음과는 다른 행동을 보인다. 어느 조직, 어느 집단이나 마지막에 드러나는 것은 결국 돈과 권력인 것이다.

작가는 소설 「좀비시대」를 통해 우리 시대가 인간성을 상실한 좀비시대임을 선언한다. 공동의 선 대신에 돈과 권력이라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채 아니, 감염된 그 사실도 모른 채 살아가는 좀비시대. 그렇다면, 돈과 권력의 의한 좀비화는 과연 어떤 최후를 맞게 될까?

고명철 광운대 교수(문학평론가)의 분석처럼 이 작품은 신자유주의 경제 질서 아래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새로운 고용구조 속에서 엄습하는 새로운 유형의 노동 착취에 따른 노동의 구조악과 행태악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특히, “장편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작금 교육사업의 경제활동을 통한 학습지 시장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중간착취의 노동 억압에 대한 형장보고서라 해도 손색이 없겠다”는 고 교수의 언급처럼 작품을 읽다보면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넘나들게 될 것이다.

소설 「좀비시대」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2022년 제2차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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