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청단놀음’ 인류유산 된다
  • 유상현기자
‘예천청단놀음’ 인류유산 된다
  • 유상현기자
  • 승인 2022.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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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측, 등재 권고 판정
탈문화 외연 확장 가치 인정
내달 초 최종 등재여부 결정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42호 예천 청단놀음 제5회 정기발표 공연 모습. 사진제공=예천군
예천의 읍치(邑治)에서 전승해온 무언(無言)의 탈놀이 ‘예천청단놀음’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초읽기에 들어갔다.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는 예천청단놀음 외 17개 종목이 속한 ‘한국의 탈춤’에 대해 ‘등재 권고’ 판정을 내렸다.

예천청단놀음은 조선 후기부터 예천읍을 중심으로 매년 정월 대보름에 고을의 무사안녕을 축원하기 위해 펼쳐졌던 탈놀이이다.

1910년대 일제가 공동체 성이 강한 민속행사를 법적으로 금지시키면서 중단됐다가 1934년 예천경찰서 낙성식 때 마지막으로 전승이 중단된 뒤 1970년대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1976년 강원희(당시 예천초등학교 교사)씨를 비롯한 지역 내외 관계자들이 몇 년간의 복원을 통해 1981년 청단놀음보존회가 결성됐다. 이후 1981년과 1987년에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민속무용부분에서 대회 최고상인 문화공보부 장관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2017년 경북 무형문화재 제42호로 지정받았다.

청단놀음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강릉의 관노탈놀이와 같은 주술 종교적 성격을 풍부하게 지닌 무언의 탈놀이로써, 굿에서 연극으로 바뀌어 온 탈놀이의 전개과정과 존재양상을 해명하는 무형문화재일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유일하게 키(箕)로 만든 탈이 쓰인다는 점 등으로 우리나라 탈문화 외연을 확장하는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기원설화에 의하면 전라도에 살았던 한 늙은이의 젊은 아내가 가출하자 노인은 몸져눕고 이를 보다 못한 아들이 높음패를 꾸려 가처를 떠돌면서 여인을 찾았다. 마침내 예천 동본리에서 여인을 찾았지만 귀가를 거부하자 아들 일행은 여인을 죽이고 떠나버린다. 그 뒤 여인의 원한 때문에 재앙이 발생하자 사정을 알게 된 고을 수령이 여인에 대한 제사를 설행하고 그때의 놀음을 재현하게 됐더니 재앙이 사라졌다. 이때부터 예천에서는 고을의 안녕을 위해 해마다 여인에 대한 제사와 청단놀음을 벌여왔다고 한다.

청단놀음은 풍물의 외마치, 세마치, 및 살풀이 장단에 맞추어 덧뵈기춤을 주요 사위로 하는 놀이로서 총 여섯 마당으로 구성돼 있다.

첫째 마당광대북놀음은 두 명의 광대가 장단에 맞춰 등장하여 북을 치며 춤을 추다가 서로 자리를 바꾸어 흥겹게 놀며 이 마당은 전체 마당 중에 서막에 속하며 관중을 유인하여 흥을 돋우는 마당이다.

둘째 마당 양반놀음은 양반이 상 줌임에도 불구하고 놀이판에 나와서 쪽박 광대라는 여성, 그것도 박색의 여성을 두고 사대부와 다투는 추태를 부리는 탈춤 놀음이다.

셋째 마당 주지 놀음은 두 명의 주지 광대가 주지판을 들고 동서남북으로 돌면서 관중을 향해 부채질을 하면서 춤을 치고 잡귀 잡신과 재액을 물리친다.

넷째 마당인 지연광대놀음에 사용하는 탈은 곡식이 찌꺼기를 털어 내는 농기구 ‘키’로 만든 탈이다. 네 명의 광대가 나와 긴 수염을 흩날리며 사방을 돌며 춤을 춘다. 이 마당은 춘하추동과 동서남북을 상징하며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놀이이다.

다섯째 마당 중놀음은 파계승과 쪽박 광대, 그리고 다른 탈놀음의 말뚝이나 초랭이에 해당하는 배역인 얼레방아가 등장하여 (일을) 벌이는 놀이이다여섯째 마당 무동놀음은 무등은 어린이를 어깨 위에 올려두고 춤을 추면서 사방을 돌며 흥겹게 춤을 춘다. 이것은 농작물의 풍년을 상징하는 마당이며, 마을 사람 간의 대동단결을 뜻한다.
첫째 마당은 광대북놀음, 둘째 마당은 양반놀음, 셋째 마당은 주지 놀음, 넷째 마당은 지연(광대) 놀음, 다섯째 마당은 중 놀음, 여섯째 마당은 무동놀음 이다.

탈은 박으로 만든 것이 17개, 키로 만든 것이 4개로 각각의 탈은 배역에 어울리는 형상을 하고 있다.

김학동 예천군수는 “예천청단놀음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계기로 오랜기간 동안 전승된 탈춤 및 농요에 대한 군민들의 관심이 커지길 기대하며, 앞으로 무형문화유산에 대한 보존방안과 예산지원 등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종 등재 여부는 오는 28일부터 12월 3일까지 모로코에서 열리는 제17차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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