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혜전
낭창한 빨랫줄에 앉아 있던 새가
으스름 저녁만 되면 먹이를 찾아
도시로 길을 떠난다
수렁 같은 어둠이 오면
등대의 불빛에 의지하듯 돌아온다
하루를 덮어 곱게 접은 채
텅 빈 창자 속 같은
길을 더듬거린다
두 눈을 부릅뜨고 잘 살피자
두려움은 머리끝은 잡아당기지만
산짐승과 마주치지 않기를 기도하고 나면
아무 것도 두렵지 않다
라디오 친구와 함께
리듬을 타기 시작한다
집으로 가는 보랏빛 길이 춤을 춘다
전주 출생. 1995년 <<자유문학>> 신인상 등단.
포항문협 회원, <샘문학> 동인.
『시집 빛들이 놓은 집』『기린산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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