癌 이기는 한국인의 음식- 3. 고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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癌 이기는 한국인의 음식- 3. 고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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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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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태우는 고추의 `매운 힘’
 
`자극적인 맛→발암’은 잘못된 속설
 매운맛 내는 캅사이신 위궤양 치료
 류머티스·기관지염 완화에도 한 몫

 
  고추는 비타민 A와 C가 풍부한 건강식품이다.
 실제로 고추에는 오렌지나 레몬보다 많은 양의 비타민 C가 함유되어 있으며, 당근만큼이나 비타민 A가 듬뿍 들어 있다.
 고추의 독특한 매운맛은 캅사이신 (capsaicin)이라는 알칼로이드 화합물 때문이다.
 고추의 종류와 경작 조건에 따라 캅사이신의 함유량은 0.1%에서 1%까지의  범위 안에서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캅사이신은 고추씨에 가장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껍질에도 상당량 들어 있다.
 이 물질은 고추의 2차 대사 산물로 고추의 발육에는 별 상관이 없으나 다른 식물이나 동물들로부터 고추를 보호하고 그 씨를 퍼뜨려 종자의 번식을 도모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흔히 자극성이 있는 매운 음식의 섭취가 위점막을 손상시켜 만성 위염의 원인이 되고 결과적으로 위암발생률을 높인다고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이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는 없고, 속설과는 달리 통상적인 고추  섭취량으로는 위점막을 손상시키지 않으며, 오히려 실험적으로 유도된 위궤양의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편 고추 추출물과 그 매운 성분인 캅사이신을 쥐에 투여했을 때,  아스피린이나 알코올로 유도된 위점막 손상에 대해 보호효과를 나타내었다.
 또 캅사이신이 배양된 헬리코박터의 증식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는  위암발생의 원인으로 인식되는 헬리코박터에 의한 위점막 손상이 고추에 의해 예방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고추 섭취가 상대적으로 많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인들에서는 다른 남방민족들보다 위암이나 대장암의 발생률이 훨씬 낮은데, 이는 고추의 캅사이신이 위장관 운동을 촉진하고 위점막을 방어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반대로 싱가포르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에서 높은 비율로 위궤양이 발생하는 것은 아마도 이들이 앞서 언급한 싱가포르 내 타인종들에 비해 고추소비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과 결코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멕시코와 같은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에서도 매운 고추의 섭취량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위암의 빈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이와 함께 고추의 소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미국에서 위암의 빈도가 증가하는 경향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상의 결과들을 종합해볼 때, 매운 음식의 섭취와 한국인의 높은 위암  발생률이 관계가 깊다는 속설은 재고되어야 하며 오히려 캅사이신의 위장관  보호  효과에 대한 좀더 과학적인 조명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 민족과 마찬가지로 매운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멕시코에서 실시된 역학조사 결과도 고추 섭취량과 위암발생과는 별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의 연구 결과들은 오히려 고추나 캅사이신이 발암억제제 또는 항암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캅사이신은 항산화, 염증 억제 작용을 나타냄으로써 조직의 산화적 손상을 막고 종양 촉진이나 진행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대부분의 발암성 화학물질들은 우리 몸에 들어와 간에서 대사되어 반응성이  높은 중간체로 활성화된 후 표적세포의 DNA를 공격함으로써  암화과정을  개시하는데, 캅사이신은 발암원 물질들의 대사활성화를 억제함으로써 발암과정을 억제하는  것이다.
 필자의 연구실에서 수행한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캅사이신은 위에서  생성되는 대표적 발암물질인 나이트로소아민의 돌연변이성을 억제하는 한편, 암세포에  넣었을 경우 아폽토시스를 통한 암세포의 자살을 유도함으로써  항암작용을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고추는 한국민의 음식문화를 대표하는 김치와 고추장을 담그는데 가장 필수적인 향신료이다.
 고추의 기능성과 약리활성을 과학적 방법으로 검증하고 그 결과를 적극  홍보함으로써 우리 조상의 지혜가 담긴 전통식품을 산업화하고 더 나아가 세계화할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고추에 들어있는 캅사이신을 비롯한 각종 화합물들의 생리활성 및  약리작용을 세포 및 분자수준에서 규명함으로써 신약 후보물질들의 도출에도 일조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연합
 (서영준 교수 = 서울대 약학대학 발암기전
   및 분자암예방 국가지정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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