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동거녀 살해 유기한
이기영 범죄행각에 국민 公憤
피해자 카드로 여친 명품선물
경찰 수사과정서 자신의 범행
부모에 알리지 말아달라 당부
형량을 낮춰보기 위해 계산된
이 충무공 코스프레는 아닌지
임진왜란 최후의 전장(戰場)인 경상남도 남해 노량 앞바다. 7년간 전쟁의 마침표를 찍는 마지막 전투에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도망가는 적들을 섬멸하기 위해 밤새 전쟁을 독려하다 탄환을 맞고 쓰러진다. 이 충무공은 “지금 전쟁 중이니 내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 말하고 전사한다.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도 나라 안위(安危)를 걱정하는 영웅의 장렬한 최후다.이기영 범죄행각에 국민 公憤
피해자 카드로 여친 명품선물
경찰 수사과정서 자신의 범행
부모에 알리지 말아달라 당부
형량을 낮춰보기 위해 계산된
이 충무공 코스프레는 아닌지
택시기사를 살해해 벽장 속에 유기하고 동거녀까지 살해한 이기영(31)의 엽기적인 살인행각이 전 국민적 공분(公憤)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경찰은 혹시 있을지 모르는 추가 범행을 밝혀내기 위해 이기영과 통화한 380명 소재를 확인 중이다. 이들 중 370명은 안위가 확인됐으며, 나머지도 휴대전화 변경 등 사정으로 확인이 늦어져 추가 범행 정황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또 이기영을 상대로 사이코패스 분석(PCLR)을 진행 중에 있다. 프로파일러들은 구속 전 피의자심문, 현장조사, 대면조사, 유년시절 성장기록상 특이점을 상세히 검토해 이달 중순께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국내의 경우 통상 PCLR 검사에서 25점 이상을 받으면 사이코패스라고 판단한다. 이 검사에서 계곡살인 범죄자 이은해는 40점 만점에 31점, 미성년자 성폭행범 조두순은 29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엽기행각을 미뤄봤을 때 이기영은 이들보다 우수한 점수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추가 범죄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이기영 범죄가 일반적인 행태가 아니며 즉흥적이고 공격적인 부분이 커 충분히 추가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만일 그가 택시기사 경우처럼 처음 만난 사람을 상대로 범죄를 저질렀다면 전화 통화를 안 했을 수도 있다. 이럴 경우 통화기록을 통한 추가범죄 조사는 헛수고가 된다.
이기영은 택시기사를 잔혹하게 공격해 살해한 후 시체를 옷장 속에 숨겼다. 이어 택시 내부를 뒤져 수첩 속에서 스마트폰 패턴을 본 뒤 잠금 해제했다. 그리고 택시기사 명의로 5000만원 넘는 신용대출을 받아 흥청망청 썼다. 택시기사 카드로 600만원대 커플링을 사서 여자친구에게 선물했으며, 유흥업소에 가서도 돈을 펑펑 썼다. 술집에서 처음 본 남성들에게 접근해 술과 고기를 사주기도 했다.
경찰이 수사과정에서 이기영이 사는 집 명의를 확인한 결과 소유주는 50대 여성이었다. 이 여성은 연락이 닿지 않았으며 휴대전화를 갖고 사용한 사람은 이기영이었다. 그는 이 여성 행세를 하며 지인들로부터 전화가 오면 거짓 메시지를 보내 철저히 속였다. 조사 결과 금전다툼으로 여성을 살해한 후 그녀 명의 신용카드로 거액의 대출을 받아 펑펑 쓰고 다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이기영 범죄행각에서 양심이란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다. 그런 그가 택시기사를 살해한 날 여자친구 부모와 함께 술을 마시면서 예의를 차리겠다고 술잔을 받아 고개를 돌려 두 손으로 공손하게 마셨다 하니 야누스도 울고 갈 두 얼굴을 가진 악마(惡魔)가 아닐 수 없다.
이뿐만 아니다. 이기영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 여러 차례 “나의 범행을 부모에게 알리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처럼 함부로 한 살인마가 자신의 범죄행각을 부모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것은 무슨 심산(心算)인가. 인면수심(人面獸心) 악마에게도 한 가닥 양심은 남아 있어서인가. 아니면 충무공 구국 코스프레(cospre)를 이용해 형량을 낮춰보기 위한 계산된 꼼수일까?
모용복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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