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설 민심’ 정직하게 새겨 받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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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설 민심’ 정직하게 새겨 받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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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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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으뜸 명절 설이다. 해마다 명절이 되면 일가친척이 모여앉아서 나누는 이야기에 관한 관심이 집중되곤 한다. 명절 때마다 정당들은 듣고 온 민심을 뭉뚱그려서 앞다투어 발표하곤 하는데, 언제부터인가 철저하게 아전인수(我田引水)로 변질돼 있다. 이번 설 명절부터는 제발 다른 모습이기를 바란다. 여야 모두, 천박해진 정치풍토에 대한 민심이 얼마나 강퍅한지를 정직한 귀로 듣고 새겨 받들길 충고한다.

3월 전당대회를 앞둔 국민의힘의 내부 잡음은 놀랍게도 박근혜 대통령 시절의 망국적 ‘뺄셈 정치’ 드잡이질 소음과 닮아있다. 당 대표 선거와 관련한 친윤(친윤석열) 논란 용어는 급기야 비윤, 반윤, 진윤, 멀윤, 신윤에다가 친윤감별사 등으로 무한 분화를 시작했다. 1년여 앞에 다가온 총선 공천을 의식한 줄서기 행태의 아웅다웅 셈법이 졸렬하다.

나경원 전 의원의 당 대표선거 출마 여부와 관련된 ‘찍어내기’ 행태는 가장 심각한 병폐다.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또 패배하면 윤석열 정부가 식물정권이 되리라는 전망은 정치권의 상식이다. 그런 판에 온갖 잡음으로 실망을 빚는 무질서 행태를 국민이 과연 어떤 눈으로 읽을지부터 깊이 고민하는 게 맞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초래한 가공할 우박 세례를 고스란히 함께 맞고 있는 야당 더불어민주당은 더 딱하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이 대표에 대한 숱한 불법 의혹들은 일단 드러난 이상 검찰이건 경찰이건 덮을 재간이 없다. 민주당의 ‘탄압’ 주장이 궁극적으로 면죄부를 달라는 것이라면 ‘야만 국가’로 돌아가자는 망발과 다르지 않다.

지금도 늦지 않다. 이재명 대표는 입으로만 ‘당당’을 말하면서 국회 절대다수 방패 뒤에 숨어서 사법기관을 향해 약만 올리는 소아병적 패악을 당장 멈춰야 한다. 민주당은 이 대표 허물만 나오면 ‘김건희 여사’를 물고 늘어진다. 한 가지 분명한 게 있다. 김 여사의 불법 혐의가 아무리 입증돼도 이재명의 혐의는 소멸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 대표의 혐의를 모두 눈감아달라는 민주당의 생떼를 다수 국민이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지를 깊이 헤아리는 게 옳다.

이번 설 명절을 계기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하고 싶은 말만 하는’ 구상유취(口尙乳臭)한 정치문화가 청산되기를 기대한다. 성찰은 눈곱만큼도 없고 쩨쩨한 티 뜯기만 난무하는 구태정치를 바꿀 일차적 책임은 정치인들에게 있다. 나라의 참주인인 국민이 치켜든 모진 회초리가 보이지 않는가. 부디 이 허망한 ‘바보들의 행진’일랑 이쯤에서 딱 멈추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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