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마스터’ 세 사람의 만남은 관객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까. 배우 조진웅, 이성민, 김무열이 뭉친 영화 ‘대외비’가 짙은 누아르 장르로서의 장점을 강조하며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2일 오전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영화 ‘대외비’(감독 이원태)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대외비’는 1992년 부산, 만년 국회의원 후보 해웅과 정치판의 숨은 실세 순태, 행동파 조폭 필도가 대한민국을 뒤흔들 비밀 문서를 손에 쥐고 판을 뒤집기 위한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는 과정을 다룬 범죄드라마다.

배우 조진웅이 밑바닥 정치 인생을 끝내고 싶은 만년 국회의원 후보 해웅, 이성민이 정치판을 뒤흔드는 숨겨진 권력 실세 순태, 김무열이 대외비 문서를 손에 쥔 해웅과 손 잡은 행동파 조폭 필도를 연기했다.

이날 이원태 감독은 영화의 배경으로 1992년의 부산을 설정한 것에 대해 “정치적으로 격돌하던 시기다, 일제 강점기 이후에 전국 많은 사람들이 부산에 몰려들었다, 살기 위해서 대한민국의 단면을 보여주는 지역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성, 문화적인 면에서 부산의 투박하고 거친 정서, 그게 우리 범죄 누아르에도 잘 맞겠다 생각했다, 시대적 정서적 배경으로서 부산이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캐스팅에 대한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조진웅을 각색 때부터 염두에 두고 썼다면서 “(조진웅은)40대 보통의 남자의 모습을 갖고 있는데 동네에서는 좋은 형 좋은 동생, 지킬 가정이 있고 살아가는 명분이 있고, 그런 40대 남자가 생존의 위기 상황에 몰리면서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살아남기 위해 점점 악의 축으로 들어서서 변해가는 모습이 있다, 보통 일상의 모습과 변해가는 미세한 디테일, 변하고 난 뒤의 변해버린 무서움, 세 가지를 표현할 수 있는 배우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이어 “더불어 부산이 배경이라서 부산에서 나고 자란 사람 특유의 감성이 필요했다, 이 네 가지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배우는 조진웅 밖에 없다”며 “한 번도 다른 배우를 생각하지 않았고, 실제 각색을 시작하자마자 (조진웅에게)얘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때 내게 얘기했던 게 기억난다, ‘왜 또 이 어려운 걸 저한테 주세요’ ‘진웅아 이번에도 어려울 거 같다’ ‘아시면서 왜 주세요’ 이랬었다”고 덧붙여 웃음을 줬다.

조진웅과 이성민은 ‘보안관’과 ‘공작’ 등 여러 작품에서 함께 호흡하며 남다른 앙상블을 선보인다 있다. 조진웅은 이성민에 대해 “나도 작업할 때 현장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작업을 해봤는데 많은 이성민 선배님을 뵀지만 (언제나)그 사람 같다”며 “(그때 선배님을 보고)와 진짜 나쁘다, 저렇게 사시는 분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거기에 리액션을 따로 하지 않아도 그 자체만 지켜보고 있어도 억울하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더라”라고 밝혔다.

또한 “선배님의 캐릭터가 연기를 통해서 그런 장면이 나왔다, 장면 속에 있는 에너지를 본인의 연기로 다 풀어주시지 않았나, 저는 너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성민 역시 조진웅과의 작업에 설렘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조)진웅씨와 연기하는 건 굉장히 설레는 일이다, 다음에 기회가 돼서 작업을 하게 되면 영화를 다시 선택하는 데 첫번째 이유가 될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같이 작업하는 게 설레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하고, 이 친구와 같이 연기해서 나타나는 신들의 앙상블, 그것이 상상보다 늘 좋아서 서로 만났을 때 그 이상의 ‘케미’는 배우로서 없다고 생각한다, 다음 작품에도 (조)진웅씨가 인연이 되면 또 만나고 싶다”며 “진심이다”라고 덧붙였다.

김무열은 이번 영화에서 정치 깡패로 분한다. 그는 이번 영화 촬영 한 달전 감독으로부터 요구를 받아 살을 찌웠다면서 “체중 유지에 신경 많이 썼다, 진짜 열심히 먹고 운동을 했다”고 밝혔다.

김무열이 살을 찌우기 위해 신경을 썼다는 말을 하자 조진웅은 “너무 좋은 제안 아니냐”고 말했고, 이성민도 “우리는 너무 (살을 찌우기)쉽다”고 동조해 웃음을 줬다.

이에 이원태 감독은 “‘악인전’ 때 15kg이 찌는 걸 봤다, 충분히 할 수 있다 싶더라”고 마했고, 조진웅은 “나는 2주면 된다, 과자 같은 거 먹고 안 찐다, 밤 12시 이후에 (뭔가를)끓여야 한다”고 말해 다시 한 번 웃음을 줬다.

이성민은 김무열의 연기력을 칭찬했다. 그는 “이 작품을 하고 (김무열과)‘소년심판’에서 만났는데 이 작품할 때 진짜 깡패 같았다, 영화에서 저런 각진 머리는 드물었는데 굉장히 사나운 아이인 줄 알았다”면서 “이 외형으로 처음 만났는데 ‘소년심판’에 갔는데 어떻게 그런 얼굴로 다시 나타났을까 했다, 그래서 소년심판‘ 인터뷰 때 극찬했다, 새삼 이 얼굴을 다시 만나니 놀랍고 엄청난 기대주가 될 거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성민은 지난해 종영한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속 진양철 캐릭터와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그는 “두 캐릭터의 삶이 완전히 다르고 직업이 완전히 다르다”면서 “말투가 경상도라서 비슷하다 생각할 수 있는데 영화를 보시면 충분히 진양철을 생각하실 수 있는데 순태 캐릭터의 별미를 따로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고 자신했다.

한편 ’대외비‘는 오는 3월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