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8 전당대회 후보자 등록이 당 대표 후보 9명, 최고위원 후보 18명, 청년 최고위원 후보 11명으로 마감됐다. 출범 2년 차를 맞은 윤석열 정부를 뒷받침할 여당 지도부의 역할은 대단히 막중하다. 그런데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일 불거지는 도를 넘는 내부총질과 감정 섞인 계파 갈등이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이들의 추태 만상이 곧바로 정부 여당에 대한 민심 이반(離反)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눈에 보일 지경이다.
갈등의 진원은 낯 뜨거운 ‘진윤’ 논란이다. 윤 대통령에게 각을 세운 ‘반윤’ 유승민 전 의원이 출마를 접었고, 대통령 눈 밖에 난 ‘멀윤’(멀어진 친윤) 나경원 전 의원도 자의 반 타의 반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기현 대 안철수’ 양강 구도로 가닥이 잡힌 전대는 정책대결은커녕 누가 윤 대통령과 가까우냐는 ‘진윤’ 논쟁으로 지새면서 민심에 찬물을 끼얹은 유치한 공방으로 점철되고 있다.
안철수 후보가 “‘윤힘’이 되겠다”고 하자 김기현 후보 쪽 이철규 의원은 “가짜 상품으로 상표를 도용하는 것”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윤상현 의원도 “진짜 윤심은 내게 있다”며 ‘진윤’을 자처했다. 대통령과 독대했네, 안 했네 하는 치졸한 논란은 듣는 귀를 오히려 부끄럽게 만든다.
우리에게는 비슷한 내부총질이 총선 참패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초래했던 큰 트라우마가 남아 있다. 최근 국민의힘의 조잡한 계파전쟁은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발생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의 ‘옥새 파동’과 ‘진박·성박·가박·탈박·짤박…’ 조잡한 논쟁을 다시 떠오르게 만든다.
가장 큰 문제점은 논란의 중심에 ‘대통령실’이 근접해 있다는 사실이다. 윤심(尹心) 논란은 잠재워져야 한다. 소위 ‘친윤’ 정치인들이 노골적으로 벌이는 ‘윤심 팔이’는 정권으로부터 민심을 떠나게 만드는 소탐대실(小貪大失)의 불씨다. 국민의힘은 지금부터라도 눈꼴 신 내전을 멈추고 정정당당한 정책경쟁으로 전대를 이끌어가는 게 백번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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