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부총리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3일 포항을 방문해 경북도·포항시·포스텍과 ‘의사과학자 양성 교육부 장관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해 11월 보건복지부 장관에 이은 두번째 방문이다.

이 자리에서 이 부총리는 “포항시와 포스텍이 미래를 이끌어갈 첨단 분야의 인재 양성과 지역 혁신과 발전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과 성과를 이뤄왔음을 잘 알고 있다”면서 포스텍 연구 중심 의과대학 설립에 대해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 정부 주무부처 수장의 잇단 포항 방문과 약속으로 포스텍 연구중심 의대 설립에 속도가 붙는 분위기다.

‘의사과학자’란 의사면허(M.D)와 박사학위(PhD)를 갖고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의사이자 이·공학 분야의 기초연구를 함께 수행하는 연구자로서 의학과 이·공학의 가교역할을 하는 연구자를 말한다. 기초과학과 임상 두 영역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균형있게 갖춘 전문가로서 신약 개발이나 바이오 분야 혁신을 선도하는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실제로 최근 25년 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의 37%, 상위 10개 제약회사 대표과학책임자의 70%가 의사과학자이다. 화이자와 모더나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주도한 사람들도 모두 의사과학자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아직 이러한 의사과학자가 거의 없다. 연간 4000명에 가까운 의치대 졸업자 대부분은 임상의가 된다. 전공의 과정 대신 기초의학 연구를 선택한 연간 30명 정도만 의사과학자라 할 수 있는 셈이이서 전 세계적으로 갈수록 비중이 높아지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미미한 수준이다. 따라서 의사과학자 양성은 나날이 확장되고 있는 글로벌 바이오 헬스산업 시장 선점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범국가적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의사과학자를 양성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포항이 의사과학자 양성을 추진하고 나선 것은 시의적절하며 국가적으로도 이익이 아닐 수 없다. 이날 간담회 자리에서 이강덕 포항시장이 밝힌 대로 포항은 준비된 의사과학자 양성 도시로서, 탄탄한 바이오 인프라, 끈끈한 지역의료계와의 유대관계, 또 시대적 과제인 ‘국가균형발전 문제해결’이라는 3대 요건을 갖춰 연구 중심 의대 설립의 최적지이다. 따라서 우수한 연구역량과 인프라를 보유한 포스텍에 연구 중심 의대 설립을 미룰 하등의 이유가 없다.

나날이 성장하는 글로벌 바이오헬스산업의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혁신적 의학교육 모델의 수립과 지원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다.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 관련 정부 부처들이 모두 포스텍 연구 중심 의대 설치에 공감을 나타내고 있어 설립에 걸림돌은 없어 보인다. 다만 그 시기가 빠르면 빠를 수록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