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72와 300을 기억하자
  • 뉴스1
숫자 72와 300을 기억하자
  • 뉴스1
  • 승인 2023.03.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산관리할 때 이런 저런 숫자들이 복잡하다. 예를 들어 금리가 4%이면 자산이 두 배되는 데 몇 년 걸릴지 쉽게 계산이 안된다. 월 소득 200만원을 30년 동안 얻으려면 자산이 얼마나 있어야 할지는 더 난감하다. 이 때 주먹구구식으로 간단하게 계산하는 방법을 익혀두면 여러모로 편하다. 이에 적합한 두 숫자 72와 300을 소개해본다.

72는 자산을 축적할 때 활용하면 좋다. 72를 금리로 나누면 원금이 두 배 되는 데 걸리는 기간(年)이 나온다. 즉, 금리가 4%이면 원금이 두 배 되는데 걸리는 기간은 18년(=72÷4)이 된다. 2%면 36년, 1%면 72년(정확히는 70년)이 걸린다.응용 문제를 하나 풀어보자. 1억원 돈이 있는데 10년만에 원금이 두 배 되게 하려면 수익률이 몇 퍼센트 되어야 할까? ‘72÷금리=기간’이니까 마찬가지로 ‘72÷기간=금리’가 된다. 따라서 답은 7.2%다.

성장률에도 적용된다. 중국의 1인당 소득이 1만 달러인데 명목성장률(=실질성장률+물가상승률)이 6%라면 1인당 소득이 2만 달러가 되려면 몇 년 걸릴까? 마찬가지 방식으로 계산하면(=72÷6) 12년이 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금리가 2%일 때는 36년이 지나야 원금이 두 배 되는데 4% 금리만 되어도 18년으로 절반의 기간이 단축된다는 점이다. 열심히 저축해도 금리가 너무 낮으면 자산이 거의 축적되지 않는다는 걸 말해 주고 있다. 자산의 운용수익률이 적어도 4%는 넘어야 자산 축적이 된다. 위험을 좀 감수하더라도 장기적으로 4% 이상의 수익을 추구할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산관리는 성실성이 아닌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300이라고 하면 스파르타의 레오니다스 왕이 이끈 병사수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자산관리에서는 인출할 때 유용하게 쓰이는 숫자다. 60세에 퇴직하여 25년간 월 200만원이 필요하다고 해보자. 60세는 정년 연령이고 85세는 평균 수명 정도 되니 우리나라 사람들의 현재 평균적인 삶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자산이 얼마 있어야 할까? 이럴 때 필요한 소득 200만원에 300을 곱해 주면 된다. 6억원이다. 숫자 300은 60세에 퇴직하고 평균수명까지 사는 보통 사람이, 필요한 월 소득을 만들기 위해 요구되는 자산 규모를 구할 때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값이다. 일종의 간편한 계산을 돕는 승수인 셈이다.

앞으로 수명이 길어질 것이니 30년간의 은퇴소득이 필요하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300이 아닌 350을 곱해주면 된다. 답은 200만원 곱하기 350을 하면 7억원이다. 만일, 35년의 은퇴소득이 필요하면 400을 곱하면 된다. 8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은퇴기간이 25년이면 300, 30년은 350, 35년은 400을 곱하면 된다. 은퇴기간이 25년부터 5년 길어질 때마다 300부터 시작해서 50씩 증가하는 숫자를 필요한 월 소득액에 곱하면 된다.

참고로 여기에서 사용된 승수값은 물가상승률 3%, 그리고 보유자산운용수익률 5%를 가정한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자산운용수익률 경로를 반영하기 위해 5000번 시뮬레이션해서 구했다. 이렇게 나온 결과 중 은퇴파산에 이르지 않을 확률이 90%이상인 경우에 해당하는 승수값을 구했다. 물론, 물가상승률과 자산운용 기대수익률의 다양한 경우에 따라 승수도 달라질 수 있지만 대략 위에서 언급한 300, 350, 400 세 가지 승수면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인출과 관련된 응용문제다. A씨는 350만원 은퇴소득이 30년간 필요한데 국민연금 수령액이 150만원이라면 얼마의 자산이 있어야 할까? 우선, 필요한 은퇴소득에서 국민연금 수령액을 빼면 200만원이다. 매월 200만원의 소득을 30년 동안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자산은 여기에 350을 곱하면 된다. 답은 7억원의 금융자산이 필요하다.

반대로 보유한 자산으로 만들 수 있는 소득 규모를 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퇴직 때 6억원의 금융자산이 있으면 25년간 얼마의 은퇴소득을 만들 수 있을까? 이 때는 6억원을 300으로 나누면 된다. 답은 월 200백만원이다. 6억원으로 30년간 만들 수 있는 매월 은퇴소득은 350으로 나누면 170만원이 된다. 여기서 170만원은 30년간 고정된 금액이 아니라 매월 3%씩 증가한다. 지금은 170만원, 1년 후는 180만원, 2년 후는 186만원, 그리고 10년 후는 228만원의 소득이 되는 것이다. 일종의 국민연금과 같은 소득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생애자산관리는 축적과 인출의 두 과정으로 나누어진다. 축적 과정에서 수익률이 자산 축적에 미치는 크기를 보려면 간단하게 숫자 72를 활용하면 좋다. 그리고 인출 과정에서 필요한 은퇴소득을 만들기 위해 자산이 얼마가 있어야 하는 지를 계산할 때는 승수 300을 기억하면 된다. 단순화 하는 데서 따르는 오류가 있지만 어차피 미래에 일어날 다른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무난히 사용할 수 있는 숫자다. 조금 복잡해보이지만 이 두 숫자만 잘 이해해서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다면 여러분의 생애자산관리 방향성을 잡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