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는 인내심을 가지고 랍비의 대답을 기다리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성경구절을 떠올렸다. 그중에서 특히 마음에 드는 구절도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러던 중에 스승 랍비는 입을 열었다. 내가 마음에 드는 성경구절이 성경에 여러번 나오지요. 그리고 랍비는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다 지나가니라”
제자는 랍비 스승의 대답이 너무나 유치해서 잠시 실망했다. 그러나 스승의 대답을 듣고 제자는 충격과 함께 큰 감동을 받았다.
스승의 말은 “내 생각에는 성경 말씀 중에 이보다 도움이 되는 말은 없습니다. 나는 이제 아주 오래 살아서 다 지나가리라는 말씀의 의미와 그것이 진리임을 알지요. 인생의 모든 비극도 인생의 모든 희극도 다 지나갔지요. 모든 골치덩어리도 모든 문제 거리도, 잠 못 이루는 밤도, 전쟁도, 아픔도 죽음도, 범죄도 다 지나갔지요.”
이 세상에 아기가 태어나 청년이 되고 어른이 되고 노인이 되지만, 그것도 언젠가는 다 지나간다. 학생이 공부를 하고 직장에 다니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지만 그것도 다 지나간다. 그런 것 같다 축복도 지나가고 생각하기 싫은 걱정과 슬픔도 다 지나간다.
인생을 살다 보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지금 생각해보면 하나도 중요하지 않고 모두가 “다 지나가 버리기” 때문이다.
페르시아 지방의 우화에서 나온 말이 있다. 어느 날 이스라엘의 두 번째 다윗 왕이 반지 세공사를 불러 “날 위한 반지를 만들되, 거기에 내가 큰 전쟁에서 이겨 환호할 때도 교만하지 않게 하며, 내가 큰 절망에 빠져 낙심할때 좌절하지 않고 스스로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얻을 수 있는 글귀를 새겨넣어라!”라고 지시하였다. 이에 반지 세공사는 아름다운 반지를 만들었으나, 빈공간에 새겨 넣을 글귀로 몇 날 며칠을 고민하다가 현명하기로 소문난 솔로몬 왕자에게 간곡히 도움을 청했다.
그때 지혜의 사람 솔로몬 왕자가 알려준 글귀가 바로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이 글귀를 적어 넣어 왕에게 바치자, 다윗 왕은 만족해 하고 큰 상을 내렸다고 한다. 이 세상은 기쁜 상황도 지나가니 함부로 교만하지 말고, 슬픈 상황도 지나가니 낙심하지 말고 항상 초연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오늘 자신이 지고 있는 짐이 무겁고 골치가 이픈가? 현재 모든 것이 막혀 있고 내일 전혀 희망이 없다해도,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고, 이루어 놓은 것이 없다해도 “다 지나가리라”는 말씀을 기억하자.
노자 도덕경 23장에 나오는 말중에 “표풍불종조 취우불종일”(飄風不終朝 驟雨不終日) 이라는 말이 있다. 회오리바람은 하루아침을 넘기지 못하고, 소나기는 하루 종일 내리지 못 한다는 뜻이다. 아무리 강한 회오리바람도 소나기도 금방 지나간다. 노자는 이를 자연(自然)이라 했다. 결국 자연처럼 자연스럼게 사는 것이 최선의 길이다.
지금 어디에 살고 있는가?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가? 지금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
인생은 현재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인생의 모든 즐거움도 인생의 모든 쾌락도 언제가는 다 지나가버리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영원히 머무는 것은 없다. 내일은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고 새로운 희망의 날이 될 것이다. 진실로 ’다 지나갔음‘을 믿는다면 인생의 절망은 극복할 수 있다. 지금 머릿속에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
“이 또한, 다 지나가니라”
김기포 포항명성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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