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국민 배우’ 김수미 씨가 향년 75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특별한 지병 이력이 알려지지도 않았던 데다 최근까지도 왕성하게 활동해오던 김씨였기에 그의 별세 소식은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건강했던 김 씨의 삶을 앗아간 사인은 고혈당 쇼크로 알려지고 있다. 김 씨의 아들은 고인의 사인이 ‘고혈당 쇼크’라면서 “당뇨 수치가 500이 넘게 나왔다”고 전했다. ‘100세 시대’에 75세밖에 되지 않은 김 씨의 목숨을 앗아간 건 큰 질환도 아닌 혈당 때문이었다는 소식에 국민들은 더욱 놀랄 수밖에 없었다.
김철식 용인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에 따르면 정맥혈로 혈당을 잰 경우 공복일 때는 100mg/dL, 식사 후 2시간이 지났을 때는 140mg/dL를 넘지 않아야 정상이다. 만약 공복 상태에서 126mg/dL, 식사 2시간 후 200mg/dL이 넘는 경우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김 교수는 “정맥혈로 재는 것과 손끝 혈액으로 재는 것이 기기에 따라 검출할 수 있는 혈당의 범위가 달라 어떤 방법으로 잰 건지는 모르겠지만 500mg/dL라는 수치 자체는 많이 높은 수치가 맞다”면서 “평소 당 관리가 잘 되는, 당뇨병을 앓고 있지 않은 일반인의 경우에는 이렇게 고혈당 쇼크라고 하는 ‘고혈당성 고삼투압 증후군’이 오는 경우가 적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가 이야기한 ‘고혈당성 고삼투압 증후군’은 제2형 당뇨를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서 발생하는 급성 합병증이다.
김 교수는 “당 조절이 안돼 혈액 내 삼투압이 높아지는 것인데 쉽게 말해 당 때문에 혈액이 진해지고 혼수까지 오게 된다”며 “사실 더 중요한 건 감염이나 심근경색 등 급성으로 어떤 질환이 발생했을 때 혈당 조절이 안 됐던 환자에게서 빠른 속도로 고혈당성 고삼투압성 혼수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슐린을 쓸 정도로 혈당이 높았던 분이 인슐린을 잘 안 맞고 지내다가 시름시름 기운이 빠지고 누가 봐도 몸 상태가 안 좋아질 정도로 나빠져 응급실로 이송돼 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이런 경우 빠른 치료를 하지 않으면 자칫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혈당 수치가 500mg/dL도 높은 거지만 1000mg/dL 넘어서 오는 환자도 가끔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급성 합병증으로는 ‘당뇨병성 케톤산증’이 있다. 이는 대부분 2형 당뇨가 아닌 1형 당뇨병 환자에게서 발생한다. 김 교수는 “당뇨병성 케톤산증은 혈당이 300~400mg/dL만 돼도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의사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의료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어 병원만 제때 찾아 집중적인 인슐린 요법과 수액 요법 등의 처치를 할 경우 목숨을 잃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김 교수는 “평소 당 관리가 잘 안 된 데다 다른 질환이 얹어져 급성 이벤트가 생기고, 더불어 병원을 제때 방문하지 않아 급성기 치료도 받지 못한 상태로 악화가 된다면 안타까운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당뇨병 약 복용을 중단하는 등 관리에 소홀하게 된 경우 △감염이나 다른 질환이 몸에 스트레스를 가할 경우가 주된 원인이 되는 것이다.
김 교수는 “특히 현대 의학이 워낙 발달하다 보니 도시 쪽은 고혈당성 고삼투압성 혼수로 응급실에 오는 일이 이젠 드물다”며 “병원을 정기적으로 다니면서 약이든 인슐린이든 꾸준히 관리를 하면 안타까운 일은 잘 안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뇨를 앓고 있더라도 꾸준히 병원을 다니며 관리를 잘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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