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은 주권국가보다 국제기구가 상위에 있다는 원칙 안에서 설립됐다. 그러나 주권국가의 이익쟁탈이라는 현실 정치하에서 국제기구가 독자적이고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갖는 사람도 없지 않다. 사실 유엔은 회원국들의 주권평등 원칙에 기초한다고 하면서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에만 거부권을 주고 있다. 또 유엔은 국내문제에 대해서는 다른 국가가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강조한다. 그러나 국제적 문제와 국내적 문제의 구분을 누가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강대국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강대국의 텃세부리기는 재정 부문에서도 나타난다. 코피 아난 사무총장의 전임 부트로스 갈리(이집트)는 재선을 노렸지만 미국의 눈에 어긋났다. 미국은 유엔 운영비인 분담금을 내지 않았다. 부트로스 갈리 총장이 물러날 때까지 미국이 연체한 분담금은 무려 15억달러였다. 이러한 부정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유엔은 여전히 가장 영향력 있는 국제기구다. 그런 의미에서 유엔 사무국의 수장 즉,사무총장직은 매력적인 자리다.
오는 12월 말 자리에서 물러나는 코피 아난 사무총장의 말을 빌리면 “사무총장은 세계의 치어 리더이며 프로모터이고 동시에 세일즈맨,부채 해결사”이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유엔 안보리 1차 예비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다. 오는 9월에 있을 예비투표엔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이 행사될 수 있다. 한·미관계가 껄끄러운 요즘이다. 미국이 한국출신 사무총장에 거부권을 행사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길 바란다.
/金鎬壽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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