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정재모] 무대에 오를 때마다 거의 매번 유행가 ‘화개장터’를 부르는 유명가수 조영남(趙英男)이 요 며칠 사이 신문 사회면을 뒤덮고 있다. 가수이면서 화가로도 활동해온 그가 그려서 팔아온 ‘화투’ 그림 300여 점이 무명화가가 그려준 대작(代作)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화가가 콘셉트를 주면 ‘조수’가 대신 그리는 것은 미술계의 관행이라며 조씨 편을 드는 축도 있고, 부당하다는 비판도 있다. 검찰이 사기혐의 수사에 나섰다는 뉴스에다 예정됐던 그의 그림 전시회, 음악콘서트가 줄줄이 취소됐다는 소식도 쏟아진다.
이번 조영남 사태를 보는 시민들은 두 가지 점에서 크게 놀랍다. 첫째 그가 화가이기도 했다는 사실이다. 과거 학력위조와 청와대 고위인사와의 스캔들로 한때 시끄러웠던 큐레이터 신정아씨가 최근 어떤 인터뷰에서 조영남의 화투 그림을 매우 좋게 평가하는 코멘트를 했다. 그 코멘트를 통해 조씨가 그림도 잘 그리는 화가란 걸 많은 이들은 알게 됐겠지만 그렇게 ‘유명화가’인 줄은 몰랐을 거다.
또 하나 더욱 놀라운 것은 조씨가 그런 대작 그림을 한 점당 기백, 기천만원에 팔아왔다는 사실이다. 정작 그림을 그린 대작화가에겐 점당 고작 돈 10만원씩 주고서 말이다. 그림 값이 아무리 고가로 형성돼 있는 우리사회라고 하지만 이렇게 값싸게 먹힌 대작 그림을 이렇게 비싼 값에 팔 수 있었다는 게 기이하다. ‘가수화가’의 이름값일까. 당대를 풍미하는 ‘화가가수’가 사인을 그려 넣은 그림이어서일까. 놀라움은 슬며시 궁금증으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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