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미래를 위한 경선
  • 모용복선임기자
포항의 미래를 위한 경선
  • 모용복선임기자
  • 승인 2022.0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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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포항시장 경선 열차
이강덕 시장 천신만고끝 탑승
후보 경선 ‘컷오프’ 둘러싸고
도당 공관위원장과 첨예 대립
후보간 각종 의혹제기 잇따라
3선 연임 도전 교체지수 적용
주민 선택권 박탈 지적 제기
국회의원과 형평성도 안 맞아
신인발굴 위해선 법 개정부터
예비후보간 공약 발굴 경쟁은
향후 포항발전 위한 긍정신호
차기 포항시장은 분열된 민심
하나로 추스려 성장 이끌어야
포항시민의 현명한 선택 필요

 

모용복 선임기자.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라는 보수텃밭 포항의 수장(首將) 선출을 위한 국민의힘 경선이 오늘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이번 경선열차는 그동안 탈선과정을 겪은 후 우여곡절 끝에 본궤도에 진입했다. 경선열차에 탑승한 승객(예비후보)은 이강덕 현 포항시장을 비롯해 장경식 전 경북도의회 의장, 김순견 전 경북도 부지사, 문충운 환동해연구원장 4명이다. 박승호 예비후보는 경선 여론조사를 하루 앞둔 5일 경선을 포기하고 사퇴했다. 이강덕 시장은 천신만고 끝에 마지막으로 탑승한 승객이다. 그는 지난달 국민의힘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교체지수를 적용한 여론조사에서 컷오프 돼 낙마 위기에 처했다 구사일생으로 다시 경선열차에 올랐다.

이번 경선열차는 역대 최악의 흙탕길을 달려온 것으로 평가된다.

기관사인 김정재 경북도당 공관위원장과 이 시장 간 컷오프를 놓고 첨예한 대립이 노정(露呈)됐다. 이 시장은 김 위원장의 사심이 개입된 사천(私薦)을 주장하며 중앙당 공관위에 재심을 요청해 받아들여졌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불편부당(不偏不黨)한 공천이라며 사천설에 손사래를 쳤다.

경선을 코앞에 두고 사생결단식 의혹제기도 잇따랐다. 이 시장의 탑승을 두고 예비후보들은 중앙당과 도당을 방문해 항의집회를 가진데 이어 일부 예비후보는 각종 의혹제기와 함께 교체지수 재조사 과정에서 불법선거행위가 있었다며 검찰에 고발조치 했다. 하지만 최근 각종 언론에서 특정후보의 병역면제 특혜의혹과 자녀 국적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번 경선과정에서 논란의 발단은 단체장 교체지수 적용이었다. 특히 도당 공관위는 3선 연임 도전 단체장들만을 대상으로 교체지수를 적용했다. 표면적 이유는 정치신인들에 대한 문호 개방이다. 하지만 현행 지방자치법에는 지방단체장은 3선까지만 연임이 가능하도록 제한하고 있어 3선 도전에 태클을 거는 것은 이중규제라는 지적이 많다.

주민들의 선택권을 박탈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단체장에 대한 평가는 지역민이 하는 것이다. 아무리 지역발전과 주민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한 단체장도 2번만 하라는 것은 정치가 법 위에 군림해 주민들의 선택권을 가로막는 행위다. 또한 국회의원과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 신인 발굴을 위해 굳이 3선 연임을 제한하고자 한다면 법 개정을 하면 될 일이다.

그나마 포항발전의 희망을 본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포항시장 후보들은 그동안 하루가 멀다하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주옥같은 지역발전 공약을 쏟아냈다. 누가 차기 포항시장이 되든 이들 공약들을 잘 살펴 시정에 도입한다면 향후 포항이 지방발전의 성공모델이자 환동해 중심도시로 도약할 뼈와 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김순견 예비후보는 ‘P턴 제도’ 도입을 통한 혁신적인 포항시내 교통체계 개선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문충운 예비후보는 조 단위급 애플 포항 투자를 시작으로 애플·포항경제 100년 프로젝트 추진, 청년특별도시 조성 등을 공약했다. 이강덕 예비후보는 지난 8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더 큰 포항, 위대한 도약’을 완성하기 위한 6대 분야 발전방안을 제시했다. 장경식 예비후보는 포항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내 시민 삶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며 ‘업그레이드 포항’ 공약을 내놨다.

하지만 우려도 없지 않다. 공천티켓을 따내기 위한 치열한 각축전에서 지역민심이 사분오열 된 것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현재 대한민국은 이념, 계층, 세대 갈등으로 인해 정치·경제적으로 심각한 발전 지체현상을 겪고 있다. 지난 20대 대선에서 진보와 보수가 둘로 갈라져 첨예한 대립을 보인 것이 그 방증이다. 지역도 민심이 분열되면 성장을 위한 시정추진 동력이 약화돼 지역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차기 포항시장은 이번 경선과정에서 분열된 지역민심을 추스리고 화합과 단합으로 이끄는 막중한 임무를 지닌다. 포항이 미래로 가느냐 퇴보로 가느냐, 선택은 시민의 몫이다. 모용복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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