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 대한 연민(憐愍)
  • 김대욱기자
인간에 대한 연민(憐愍)
  • 김대욱기자
  • 승인 2023.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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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덕 포항시장이 수술 등 두 달간의 신병치료 후 최근 업무에 복귀했다.

이 시장은 복귀 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그동안의 치료과정에 대해 밝히고 두 달간 자리를 비운데 대해 시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또 신병치료 기간 중 보내 준 시민들의 격려와 응원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이 시장의 수척해진 얼굴은 두달 간의 치료과정이 쉽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그는 지난 10년 가까이 시장직을 수행하면서 제 때 체계적인 건강검진을 받지 못한 가운데, 최근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이에 지난 3월 수술을 받았지만 잘못돼 사경을 해매는 등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며 재수술 후 현재 많이 회복됐다고 밝혔다.

어렵고 힘든 치료 후 업무에 복귀한 이 시장을 보면서 그를 처음 만났을 때가 떠올랐다. 이 시장을 처음 만난 건 20여년 전인 지난 2000년대 초로 필자의 신입기자 시절이었다. 당시 포항북부경찰서에 출입하던 필자는 선배기자를 따라 포항남부경찰서에 갔었는데 그 때 서장이 이 시장이었다.

필자는 선배기자와 함께 차 한잔 마시기 위해 서장실로 갔다. 이 시장은 필자에게 고향이 어디냐고 물었다. 필자가 신광이라고 말하자 이 시장은 “신광에 인물 많네요”라고 답했다.

그 말은 필자에게 큰 힘이 됐다. 당시 이런 저런 이유로 기자생활에 회의를 느끼며 계속 기자를 해야 할 지 고민하던 필자에게 이 시장의 그 한 마디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기자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물론 이 시장의 그 말이 듣기 좋으라고 하는 립서비스일 수도 있지만 그것은 필자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경찰대를 나온 40대 초반의 훤칠한 엘리트 서장이 던진 그 한마디가 30대 초반의 신입기자에게는 큰 응원과 격려가 된 것이다.

당시 이 시장과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의 첫 인상은 상당히 소탈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후 필자는 지난 2014년 7월 이 시장과 거의 15년만에 다시 만났다.

이 시장이 그해 6월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시장으로 당선돼 7월 취임했고 필자도 같은 달 포항시 출입기자로 발령이 나 재회하게 됐다.

이후 필자가 계속 포항시에 출입한 건 아니지만 시장이니만큼 수시로 연락을 했고 시정 추진상황 등 그의 행보도 관심있게 지켜봤다.

지난 10년 가까이 이 시장을 지켜본 결과, 그도 사람이니만큼 분명 장단점이 있었지만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은 사람이었다.

이 시장의 가장 큰 장점은 포항·국가·사회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진정성이었다. 이는 필자만이 느끼는 것이 아니며 그를 유심히 지켜보고 그와 대화를 나눠 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동의하는 지점이다.

또 한 가지 장점은 ‘인간에 대한 연민’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필자가 모 간부공무원과의 대화과정에서 그 공무원이 한 말인데 그 때 필자는 무척 공감했다.

실제 이 시장은 그동안 보기 드물게 많은 기부를 함으로써 사회 지도층이 보여야 할 모범을 몸소 실천했다.

그리고 업무적으로도 특유의 섬세함과 치밀함으로 많은 성과를 냈다.

때로는 지나칠 정도라는 말도 나오지만 어쨌든 이는 그의 장점임에 분명하다.

이 시장은 취임 후 지난 10년 동안 미증유의 사태라 할 수 있는 포항지진을 겪었고 코로나19와 태풍 힌남노 내습 등 큰 어려움들을 가정으로 치면 가장의 역할을 하며 시민들과 함께 잘 이겨냈다.

필자는 그가 그동안 결코 자신의 사익을 위해 시장직을 수행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확신한다.

포항을 위해 자신의 몸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업무에 매진하다 병이 나 치료 후 다시 돌아온 그에게 우리 모두 격려와 응원을 보냈으면 한다.

김대욱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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