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富者라도 게이츠와 버핏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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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富者라도 게이츠와 버핏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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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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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부자와 머니게임 재벌의 차이
 
전 용 덕 (대구대 무역학과 교수)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은 전 세계에서 부자 순위 1위와 2위를 다투는 미국인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거의 전 재산을 공익 재단에 기부함으로써 기부에 있어서도 1, 2위에 손꼽힌다. 두 사람은 부를 창출하는 면과 부를 쓰는 면, 모두에서 세계 최고인 것이다.
 부를 창출하는 것과 부를 쓰는 것, 어느 하나만이라도 잘 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들은 미국(또는 전세계) 역사에서 한 페이지를 장식할 인물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그들이 부를 창출한 과정은 정밀한 분석과 비교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두 사람이 부를 창출한 과정은 상당히 다르고 그 결과로 시사점도 틀리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는 개인용 컴퓨터(PC) 운영 체제를 개발하여 전 세계 모든 사람이 개인용 컴퓨터를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의 위대함은 개인용 컴퓨터가 세상에 알려지기 전에 PC 운영 체제를 개발하여 보급함으로써 정보기술의 선구자가 되었다는 점이다. 비록 그가 PC 운영 체제를 개발하지는 않았지만 그것을 대중화하는 데 큰 공헌을 했다는 것이다.
 불과 십 년 만에 전 세계에서 수십억 대의 PC와 통신기기가 사용되고, 그런 PC와 통신기기에는 모두 그가 개발한 운영 체제가 탑재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빌 게이츠의 공헌과 위대함을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정보기술을 선도함으로써 상상할 수 없는 큰 부를 창출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게이츠는 전 세계 다수의 사람에게 정보기술과 관련한 가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상상할 수 없는 큰 부를 이룩한 것이다.
 그러나 워런 버핏은 빌 게이츠와 다르다. 버핏은 2003~2004년 포스코 주식이 크게 오르기 전에 몇 백만 주를 샀다. 버핏은 비슷한 시기에 대한제분 등 몇몇 한국 기업 주식을 대량 매입했다. 그리고 그 주식들이 불과 몇 년 만에 거의 꼭지점에 이르자 대부분의 주식을 처분하여 몇 배의 차익을 챙겼다. 최근에는 미국의 골드만 삭스 주식을 싼 값에 사서 3년간 연10%의 배당을 약속받았을 뿐만 아니라 주식 가격이 크게 올라 큰 자본이득을 남겼다.
 버핏이 한국과 미국에서 거둔 큰 수익은 경기변동과 관련이 있다. 버핏이 포스코 주식을 매입한 시점은 한국이 경기변동에서 붐의 초기 단계에 있었고 주식을 매도한 시점은 붐이 거의 끝나가는 시점이거나 침체 국면으로 들어가기 직전이었다.
 버핏의 투자는 자발적이기 때문에 그의 투자 행위를 비난할 수도 없고 비난해서도 안 된다. 투자자로서 버핏은 높은 수익을 내기 위하여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하면 했지 적은 노력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버핏이 거둔 투자의 총수익에서 소득재분배된 이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인가를 알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버핏의 부와 게이츠의 부가 부의 형성 과정이란 관점에서 다르다는 점이다. 버핏이 획득한 수익, 특히 소득재분배로 인한 이득은 그 크기를 짐작할 수 없지만 지구촌 누군가가 지불한 대가라는 것이다. 소득재분배가 없었다면 워런 버핏은 그렇게 큰 부자가 될 수 없었을 가능성이 높다.
 지폐 발행을 국가가 독점하고 금융제도를 통제함으로써 지속적으로 통화가 팽창하고 그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만성화되고 크고 작은 경기변동이 반복되고 있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국가가 지폐제도와 금융제도를 통제하는 모든 나라에서 유사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그런 환경에서는 모든 경제활동이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직·간접적으로 `머니게임’(money game)이 된다. 그리고 버핏 뿐 아니라 모든 경제주체가 머니게임에 참가하게 된다. 다만 자신이 머니게임에 참가한다는 사실을 아는 주체도 있을 것이고 모르는 주체도 있을 것이다. 일부 경제주체는 머니게임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일부 주체는 수동적이다. 물론 머니게임에 능동적으로 참가한다고 모두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본질에 있어서, 머니게임에 의한 소득재분배는 재산을 침해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런 소득재분배가 통상의 재산 침해와 다른 것은 자산 소유자가 자신의 재산에 가해지는 침해를 쉽게 눈치 채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열심히 일한 사람이 잘 사는 사회, 즉 정의로운 사회는 먼 이상일 뿐이다.  (cf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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