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찰나의 기억 유리상자에 담아
  • 이부용기자
소중한 찰나의 기억 유리상자에 담아
  • 이부용기자
  • 승인 201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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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산문화회관, 26일까지 이소진展… 시공간 드로잉 작품 선봬

▲ 이소진作`어느… 파쿤의 성星’
[경북도민일보 = 이부용기자] 유리상자 안에는 알 수 없는 형태들과 여러 갈래의 촉수가 결합한 흰빛 생물체가 있다. 미지의 바깥 어딘가를 향해 바닥으로부터 거슬러 오르려는 흰색 해파리, 혹은 뒤집어져 부유하는 흰 꽃과 씨앗, 붉은 꽃잎을 닮은 이 생물체는 작가의 머릿속에서 환상과 상상기억의 자동 기술로 그려놓은 유기체적인 회화이다.
 봉산문화회관(대구 중구)은 회화를 전공한 이소진 작가의 설치작품을 오는 26일까지 2층 아트스페이스에 마련한다.
 `어느… 파쿤의 성星’은 화려한 색상의 실을 이용해 유무형의 다양한 `무엇인가’를 결속시켜 만들어낸 작가의 `별’이며, 과거 유년시절의 어느 시점과 동심을 기억하게 하는 매개 수단이다.
 따뜻하고 순수함이 충만했던 `소중한 찰나’를 영원하게하려는 작은 소망들을 `별’로 묶어 투명한 유리상자에 보존하려는 행위는 작가 자신과 우리, 세계에 작용하는 오래된 환상의 그물망을 자신의 소망 도구로 탐구하려는 작가의 예술적 제안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사방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유리상자 공간에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을 담아내려는 작가의 내부적 요청에서 시작된다.
 높이 5m정도의 이 조형물은 눈처럼 얇게 하늘거리는 종이, 붉거나 핑크빛의 털실, 비늘처럼 반짝이는 알루미늄조각, 장식용 컬러스펀지, 표면이 매끈한 붉은색 플라스틱 호스 등을 털실로 일부 감아 연결했고 아래바닥에는 흰 눈을 연상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
 간단한 에스키스를 현실 공간 속에 옮겨가며 오랜 시간동안 점차적으로 완성한 이 작업은 일종의 시공간 드로잉이다.
 이 드로잉은 미래에 대한 기이함과 불확실성에 관한 예민한 감성이며, 현실에서의 결여와 한계에도 불구하고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따뜻하고 순수한 `순간’의 회복이고, 그 찰나의 시간을 정지시키고 영원히 현실세계 위에 재생하려는 `소중한 순간’의 보존 행위이다.
 작가가 말하는 `파쿤’은 어느 만화영화에 나오는 봉제인형의 이름이지만 그 속에 `이상한 나라’에서 온 정령이 깃들어, 말을 할 줄 알고 시간을 정지시키는 능력을 가졌으며 마술봉으로 바닥을 쳐서 이상한 나라로 가는 통로를 만든다.
 전시 관계자는 “이번 작업은 세계를 바라보는 작가의 태도와 감수성에 관한 대상화이며, 관객이 자신의 순수와 삶을 새롭게 성찰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라며 “유리상자에 담긴 이미지는 우리들 마음과 상상의 특별한 가치를 상기시키려는 예술가 자신의 지속적인 성찰을 짐작하게 한다”고 밝혔다.
 문의 053-661-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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