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새누리당의 제20대 국회의원선거 공천 신청 마감 날인 16일 박근혜 대통령 측근 출신 윤창번 전 청와대 미래전략수석비서관이 지역구가 나뉠 가능성이 큰 서울 강남병에 공천을 신청했다. 대구·경북에 이어 서울 강남이라는 노른자위에 이른바 ‘진박’(眞朴)이 진입한 것이다.
윤 전 수석은 2013년 8월 대통령비서실 미래전략수석으로 임명됐고 작년 1월 물러났다.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국민행복추진위 방송통신추진단장도 맡았다. 경기고와 서울대 산업공학과,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학 석사, 노스웨스턴대 경영학 박사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과 하나로텔레콤 대표,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를 지냈다. 놀라운 스펙이다. 상류층이 거주하는 서울 강남에 출마할 만하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지금 ‘진박’ 때문에 시끄럽다. ‘대구’에서 시작된 ‘진박 마케팅’에 ‘비박’이 반발하면서 잡음이 잦아들 날이 없다. 거기에 진박 총수인 최경환 의원이 전국을 누비며 진박 후보를 지지하는 바람에 갈등과 마찰이 더해지고 있다. ‘친박’ ‘진박’ ‘짤박’ ‘쫄박’ ‘원박’ ‘복박’ 등 ‘친박’을 둘러싼 패러디가 인터넷에 만발하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4월 총선 새누리당의 목표 의석을 ‘180석’이라고 희망했다. ‘망국법’이라는 국회선진화법의 함정을 벗어날 수 있는 의석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180석을 차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3당 체제에서 실시된 선거에서 여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하는 것부터가 힘겨운 일이다. 지금처럼 ‘진박’이 전국 곳곳에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고 사방에서 마찰을 일으키면 ‘진박’ 부터가 위험해질 수 있다.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진박’ ‘비박’을 가리지 않고 훌륭한 인물을 공천해야 한다. 서울 강남병에 공천신청한 윤창번 전 청와대 미래전략수석비서관이 훌륭한 후보이지만 유권자 입장에서는 빼어난 스펙을 가진 또 한명의 ‘진박’일 뿐이다. 이래서는 총선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새누리당은 전신 성형수술을 한다는 각오로 쇄신공천을 해야 한다. 거기에 ‘진박’은 변수가 아니다.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