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재선충병은 솔수염하늘소의 몸에 기생하는 재선충의 감염에 의해 소나무가 말라죽는 병이다. 재선충은 솔수염하늘소의 몸에 기생하다가, 솔수염하늘소의 성충이 소나무 잎을 갉아 먹을 때 나무에 침입한다고 한다. 재선충 1쌍이 20일 뒤면 20만 마리로 급속히 번식해 수액 이동 통로를 막아 나무를 고사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경북에서 발생한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본수는 11만3000본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전국 총 피해본수 37만7000본의 30%에 해당하는 엄청난 피해 규모다.
지난 8월에는 청정지역 청송에서도 새롭게 소나무재선충병이 발생했다. 경북 도내 23개 시군 가운데 울릉과 영양을 제외한 21개 시군이 소나무재선충병 피해지역으로 기록됐다. 특히 피해3등급인 포항시, 경주시, 안동시, 구미시, 고령군은 피해가 더욱 심각하다. 경북지역 소나무재선충 피해본수의 85%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경북 뿐만이 아니다. 올해 10월 기준 소나무재선충병은 서울과 인천을 제외한 15개 시·도, 137개의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는 추세다.
감염되면 소나무가 한 달 만에 말라죽기 시작하고, 고사율이 100%에 달해 소나무재선충병은 일명 ‘소나무 에이즈’로 불린다. 따라서 재선충병은 무엇보다도 선제적 방제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피해가 확인되면 그때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소나무재선충병이 매년 발생하고 있으나 경북지역 방제예산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경상북도는 2019년 326억이던 방제예산을 2020년에 227억, 2021년에는 196억으로 줄였다. 올해에는 282억을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청도 도긴개긴이기는 마찬가지다. 산림청의 ‘연도별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및 예산 현황’자료에 따르면, 2014년 이후 연평균 200만 그루 이상이 방제되고 있지만 방제 예산은 2017년 814억 4,400만원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2022년 559억 6,000만원으로 2017년 대비 30% 이상 감소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산림재난이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과 같이 산림재난이 발생한 뒤에 예산을 증액하는 사후약방문식 대응으로는 소나무재선충병을 막을 수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정부와 지자체는 소나무재선충에 대한 선제적 방제를 위해 인력과 예산을 시급히 확충해야 한다. 나아가 소나무재선충병 대응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모든 소나무를 보호하기 보다는 울진 금강송 등 가치가 높은 소나무를 지키는데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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