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시 평은면 오운리에서 발생한 산불은 축구장 294개 크기의 산을 잿더미로 만들고 이틀(18시간 45분) 만에 진화됐다. 해마다 발생하는 산불 재난을 막기 위해서는 임도(林道) 증설과 함께 내화수목(耐火樹木)으로의 수종 갱신 등 적극적인 예방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쏟아진다.
지난 2~4일 전국에 모두 53건의 산불이 발생하면서, 1986년 이후 최단기간 가장 많은 산불이 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홍성군 서부면 산불의 경우 지난 2일 오전 11시에 발생해 53시간 만인 4일 오후 4시에 꺼졌고, 여의도 면적의 5배인 약 1454㏊의 산림이 소실돼 올들어 가장 큰 산불 피해로 기록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5일 오후 최근의 산불 재해 지자체 10곳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산불 피해가 집중됐던 경북 영주시를 비롯, 대전 서구, 충북 옥천군, 충남 홍성군·금산군·당진시·보령시·부여군, 전남 순천시·함평군 등 100㏊(헥타르) 이상 산림 피해가 발생한 곳들이다.
지난해 3월 울진·삼척 등지에서 발생한 끔찍한 산불 재난 이후 가장 먼저 지적된 것은 임도의 절대 부족 문제였다.
우리나라 산림 629만㏊에 설치된 임도는 2022년 말 현재 총 연장거리 24,929㎞에 임도밀도 3.97m/㏊로서 산림선진국인 독일(54m/㏊)의 14분의 1, 일본(23.5m/㏊)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산림청의, 현재 332㎞인 공·사유림 산불진화임도 증설을 지원(국비 70%)해 매년 500㎞ 이상씩 늘려 2027년까지 3,207㎞까지 확충한다는 계획은 옳은 방향이다.
작년 울진 소광리 금강소나무숲 산불 당시 2020년에 설치된 산불진화임도 덕분에 200~500년 된 금강소나무 8만 5000여 그루를 지킬 수 있었다. 도로 폭이 넓은(3.5m 이상) 산불진화임도가 국민의 숲 접근성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울진군 북면 나곡리 옥촉산의 경우, 산림청이 숲 솎아베기(간벌)를 하는 바람에 지표화(땅겉불)와 수간화(나무줄기불), 수관화(나무머리불) 피해가 모두 일어났다는 전문가 지적이 있었다.
산불 확산을 막아주는 참나무 등 활엽수까지 모두 베어낸 것이 오히려 화근을 키웠다는 얘기다. 수종 갱신 또는 보완도 시급한 과제다.
해마다 겪는 무서운 봄철 산불 피해를 막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이 강구돼야 할 시점이다. 지금의 투자는 거대한 재난에 대비하는 똑똑한 보험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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