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오후 11시 22분쯤 영천시 금호읍 원제리 한 주점에서 술에 취한 50대가 옆 테이블에 있던 손님 4명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흉기에 목을 크게 다친 60대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50대 남성 1명과 여성 2명은 어깨와 손목 등을 다쳤다. 범인은 자신과 함께 술을 마시던 여성이 옆 테이블로 자리를 옮겨 다른 일행과 합석한 것을 두고 말다툼을 하다가 불만을 품고 집에서 흉기를 갖고 돌아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와 피해자들은 모르는 사이가 아니었다고 한다. 범인과 사망한 피해자는 목공일을 함께 해온 사이였고, 부상한 사람들도 같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이웃들인 것으로 전해져 놀라움을 더한다. 경찰 조사에서 범인은 범행동기에 대해 고작 “내 일행이 옆 테이블 손님들과 합석하자 기분이 나빴다”고만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그저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문제는 사건을 일으킨 범인이 평소에도 흉기를 동원해 잦은 주취 폭력을 행사해 왔다는 증언에 있다. 말하자면 술을 마시면 흉기를 가지고 폭력을 행사해 온 불량배였다는 것인데, 그에 대한 관찰 감시가 왜 전혀 없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는 대목이다. 칼부림 등 강력범죄가 우려되는 우범자에 대한 예찰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 엉성한 우리 사회안전망의 치명적 허점이 드러난 셈이다.
경찰을 중심으로 한 정부 당국의 ‘집중 단속’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최근 우리 사회는 ‘묻지 마 강력범죄’가 꼬리를 물고 있다. 각종 소셜미디어에는 살인 예고 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아무런 이유 없이 지나가는 사람을 흉기로 공격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사회에서 평화로운 일상은 나날이 붕괴되는 상황이다. 문자 그대로 온 세상이 지뢰밭으로 변해가고 있는 셈이다.
이대로는 안 된다. 사법기관, 정부와 지자체, 지역사회의 대응은 재점검돼야 한다. 이런 느슨한 시스템으로는 국민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생활환경을 보장할 수가 없다. 전면적인 재점검과 개선책이 시급하다. 더 이상의 희생은 무조건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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